“아내 휠체어, 바다로 밀었다” 80대 남편의 ‘간병 살인’ 日 발칵

2023. 7. 19.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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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80대 남성이 40년간 홀로 간병해 온 아내의 휠체어를 바다로 밀어 살해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남성은 지난해 11월 2일 가나가와현 오이소마치 항구에서 아내 데루코(照子·당시 79)를 휠체어에 탄 채로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후지와라는 "장남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며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항구로 나온 뒤 바다 앞 절벽에서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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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NEWS DIG]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나는 완고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성격입니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아내를 살해한 82세 일본인 남편)

일본에서 80대 남성이 40년간 홀로 간병해 온 아내의 휠체어를 바다로 밀어 살해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요코하마 지방법원 오다와라(小田原) 지부는 19일 후지와라 히로시(藤原宏·82) 피고에게 징역 3년(검찰 구형 7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지난해 11월 2일 가나가와현 오이소마치 항구에서 아내 데루코(照子·당시 79)를 휠체어에 탄 채로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지 매체가 전한 살인의 전말은 이렇다. 사건 당시 후지와라는 “장남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며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항구로 나온 뒤 바다 앞 절벽에서 밀었다. 아내 데루코는 항구에 있던 낚시꾼들에 의해 발견돼 구조됐지만 병원에 실려간 뒤 사망 선고를 받았다.

이들 부부의 장남이 경찰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바다에 빠뜨렸다고 한다”고 신고하면서 후지와라는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숨진 아내는 지난 1982년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반신 불수가 됐다. 남편은 출장으로 집을 비운 사이 이같은 비극이 일어나자 부채의식을 느끼고 “내 몸이 견디는 한 혼자 간호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수년째 간병 생활이 이어지자 직장도 그만뒀다. 편의점 점주가 돼 낮동안 잠시 일하고 밤에는 아내를 돌봤다. 그러나 가게 경영이 악화되면서 이마저 폐업하고, 종국엔 남편의 연금과 아내의 장애인 연금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80이 넘은 남편은 지난해 6월 아내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살해를 결심했다. 자신의 건강까지 나빠지자 ‘아들들을 위해선 둘이 함께 죽는 게 낫다’는 마음을 먹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에는 아내의 목을 수초간 졸랐다. 이를 알게 된 아들은 모친을 요양시설에 보내고 비용도 부담하기로 결정했지만, 부친은 폐를 끼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살해 계획을 세웠다.

후지와라에 따르면 아내가 죽기 직전까지 “아들은 아직 안 왔냐”고 되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가 바다로 떨어지는 순간엔 “싫어”라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그는 “아내를 죽이고 같이 죽을 생각이었지만 유서를 쓰지 않은 상태로 죽으면 아들들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해 같이 뛰어들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재판 중 후지와라의 변호인 측은 “피고가 오랜 간병으로 심신이 모두 피폐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었다”며 집행유예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신적으로 간병을 해 온 점은 고려되어야 하지만 범행 양상이 악질적이며 전형적인 간병 스트레스로 인한 살인과 동일시할 수 없다”며 “아무런 잘못도 없는 아내가 신뢰하던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을 때 느꼈을 절망감, 원통함은 다 헤아릴 수 없다”고 판시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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