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최저임금 1만원 넘은 셈”…사장님도 알바생도 불만 터진 까닭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정승환 전문기자(fanny@mk.co.kr) 2023. 7. 1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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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2.5% 오른 9860원
올해 물가 상승률보다 낮지만
자영업자 소상공인 반발 여전
尹공약 ‘업종별 구분적용’ 무산
반복되는 소모적 논쟁에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목소리도
1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 모니터에 사용자위원 측이 제안한 시급 9860원이 17표를 얻었다는 내용의 최종 투표 결과가 게시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3.4%)를 밑도는 2.5%로 결정되면서 1만원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 정권에서 최저임금을 연평균 8.32% 올리면서 발생했던 고용시장 타격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가 제시한 최종안인 1만원과 9860원을 놓고 투표를 벌인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5% 오른 9860원으로 정했다. 월급(209시간 기준)은 206만740원으로 지난해보다 5만160원 오른다.

내년도 인상률 2.5%는 2021년(1.5%) 이후 역대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한번에 16.4%(2018년)를 올렸던 전임 정부 초기와 비교하면 최저임금 급등세를 일단 멈춰세웠다는 의미가 된다.

이번 협의 과정에서 사용자측은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는 전체 근로자의 임금총액 상승률이 2.1%라는 점을 내세웠다. 물가, 임금 등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맞게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셈이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는 소비자물가는 내년에는 더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주요 기관이 내다본 내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4%다. 하지만 2025년 최저임금이 내년보다 1.42% 이상만 오르면 1만원을 넘어서게 되기 때문에 1년 정도 시기를 늦췄을 뿐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또 주 15시간 이상 취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미 1만1832원에 달한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실질적인 최저임금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얘기다. 주휴수당 폐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음식·숙박 등 영세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필요성을 크다는 의견도 있다.

주휴수당이란 근로자가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일주일마다 하루씩 ‘유급’ 휴가를 주는 제도다. 주 15시간 넘게 일하는 근로자에겐 5일을 일해도 6일치 급여를 줘야 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주휴수당을 피해 일자리를 잘게 쪼개며 초단기 아르바이트만 양산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하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매일경제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는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154만2000명으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2017년 이후 60.6%(58만2000명) 늘었다. 이정민 서울대 교수는 “주휴수당은 임금체계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통상임금을 낮추는 영향이 있다”며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초단기 일자리가 양산되는 등 제도적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에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를 위해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급등에 아예 아르바이트생을 두지 않고 나홀로 장사하는 자영업자 역시 증가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426만7000명으로 2017년보다 4.8%(19만3000명) 늘었다.

최근 최남석 전북대 교수가 쓴 논문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2만8000~6만9000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5년간 연 평균 신규 일자리(31만4000개)의 8.9~22.0%에 해당하는 몫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특히 숙박·음식서비스업과 건설업 일자리 감소 폭이 컸다. 숙박·음식서비스업은 1만2000~1만6000개, 건설업은 2만2000~2만6000개 일자리가 줄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단체들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영부담이 불가피하며, 자영업자 타격도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향후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이 시행될 수 있는 토대 마련과 함께, 그간 소모적 논쟁과 극심한 노사갈등을 촉발해 온 현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등 제도개선 조치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산업본부장도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청년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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