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생 폭행에 담임교사 '전치 3주'…분통 터뜨린 교사들

사진=SBS 보도화면 캡처

서울의 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가 6학년생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온오프라인에서 접수된 교사들의 탄원서가 1800여장으로 알려지고 서울교사노조가 학교와 교육청의 대응을 비판하는 등 교사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교권 침해 학생에게 엄정 대응하고 피해 교원에는 보호 조치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19일 서울교사노조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한 공립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A씨는 지난달 30일 다른 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 학급 제자 B군에게 교실에서 폭행을 당했다.

A교사는 최근 초등교사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이 B군으로부터 얼굴과 몸에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하고 바닥에 내리꽂아지는 등 폭행을 당하고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B군은 정서·행동장애 학생으로 특수반 수업을 듣고 있었다. B군이 A교사에게 상담 수업 대신 체육 수업을 가게 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런 폭행을 저질렀다고 A교사는 밝혔다.

A교사는 글에서 "교권보호위원회는 빨라도 2주 뒤에 열린다고 한다.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그 아이에게 너의 잘못이 명백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엄벌 탄원서를 부탁드린다"고 썼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교사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A교사의 법률 대리인 측은 이날까지 교사들의 탄원서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1800장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학교와 교육청의 대응이 미진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교사노조는 A교사 학교의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는 피해가 발생한 이후 20일이 지나 개최됐으며, 소속 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센터에서도 피해 교사에 대한 적극적 지원 등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교육활동보호매뉴얼에 따르면 교보위는 사건 신고를 받은 날로부터 21일 이내 열리는 것이 원칙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교보위 심의 건수 기준으로 2017~2022년 교원 상해·폭행은 1249건에 달했다. 이 중 학생의 교사 폭행 건은 2018년 165건에서 2022년 347건으로 4년간 2.1배로 증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관련 자료를 내고 피해 교원에 대해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한편, 관련 학생에 대해서는 심리상담 등을 진행하고 교보위 심의 결과에 따라 조치와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도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교권 침해 학생에게 엄정하게 대응하고 피해 교원을 대상으로는 확실한 보호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에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신설하고, 2학기 개학 시기에 맞춰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을 개정해 보급할 계획을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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