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만델라 탄생 105주년, "존경하지 않는다"는 남아공 청년들

박영서 2023. 7. 1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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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부'로 불리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탄생 105주년을 맞았습니다.

그 외에도 남아공에서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얼굴을 화폐에 새기고 최소 32개 거리 명칭을 그의 이름을 따서 짓는 등 그의 업적을 칭송해왔습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105번째 생일인 이날도 어김없이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비록 만델라 전 대통령은 반(反) 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이끌며 인종차별 철폐 등에 앞장선 인물이긴 하지만 구조적 불평등을 타파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지적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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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이스턴 케이프주(州) 쿠누에서 지역 부족 여성들이 만델라 탄생 105주년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EPA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부'로 불리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탄생 105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예년과 다른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경제난과 실업률, 정치권 부정부패에 실망한 남아공 청년들은 이제 그를 그다지 존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남아공 사회는 그동안 자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만델라의 탄생일마다 67분간 건물 페인트칠, 공원 청소 등 자원봉사 이벤트를 하며 그를 기려왔습니다. 이는 만델라 전 대통령이 1942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집권 여당)에 입당한 뒤 67년 동안 인권운동에 헌신한 걸 기린다는 취지입니다.

그 외에도 남아공에서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얼굴을 화폐에 새기고 최소 32개 거리 명칭을 그의 이름을 따서 짓는 등 그의 업적을 칭송해왔습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105번째 생일인 이날도 어김없이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부 국민들은 그에 대해 회의적 평가를 하고 있다고 NYT는 짚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그의 위상은 확실히 떨어졌습니다.

우선 한때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ANC가 지금은 부패와 무능, 엘리트주의 등으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젊은 층에서 심각합니다. 실제 ANC는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가 종식된 뒤 30여년간 장기 집권해왔으나 2021년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득표율 50%도 넘기지 못했습니다. 갈수록 민심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남아공 싱크탱크 인간과학연구회(HSRC)가 2021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이 26%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이는 2005년 64%에서 16년 만에 38%포인트 떨어진 수준입니다.

만델라가 대통령 재임 중 남아공 사회의 근본적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분석도 나옵니다. 비록 만델라 전 대통령은 반(反) 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이끌며 인종차별 철폐 등에 앞장선 인물이긴 하지만 구조적 불평등을 타파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지적인 것이죠.

현재 남아공 토지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백인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흑인보다 약 3.5배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 사례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경제난도 여전한 탓에 15∼34세 국민 실업률이 46%에 달하는 점도 지적됩니다.

오펜세 테베(22)는 "나는 만델라의 열렬한 팬은 아니다"라면서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된) 1994년 모든 남아공 국민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백인 정부와 ANC간) 협상이 이뤄질 수 있던 부분이 많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지만 현재 요하네스버그 법원 직원들에게 상조 보험을 팔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 제작자 지망생 오네시모 켄김보(22)도 "나이든 사람은 좋아할지 몰라도 우리는 아니다"면서 "선거철만 되면 달라진 것 하나 없이 만델라 얼굴만 다시 보여주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만델라 동상이 새로 들어선다는 소식에 눈을 부라렸습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1918년 7월 18일 음베조에서 마을 족장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백인 정권에 맞서 싸우다 1963년부터 무려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지요.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를 거쳐 첫 흑인 대통령이 됐습니다. 백인과 흑인의 공존을 위한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줬던 그는 2013년 12월 95세를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그러나 사후 10년이 되는 오늘날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상당수 젊은 층은 만델라가 다수 흑인들의 삶을 개선하는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합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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