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0억 쓰고도 툭하면 먹통···공공SW 구축 원점 재검토

허진 기자 2023. 7. 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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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가 십수년 간격으로 시스템을 정비해 온 기존 공공 소프트웨어(SW) 구축 관행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수천억 원을 투입한 차세대 공공 SW시스템이 연달아 장애를 빚으면서 업무 차질은 물론 행정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자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축을 담당하는 위원회에서 점검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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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플정위 TF 구성 추진
4세대 나이스 등 잇단 접속 장애에
발주부터 구축·운영 패러다임 전환
자체 서버·네트워크 기반 방식서
클라우드 기술적용 확대방안 고려
지난 12일 세종시에 있는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개통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운영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서울경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가 십수년 간격으로 시스템을 정비해 온 기존 공공 소프트웨어(SW) 구축 관행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수천억 원을 투입한 차세대 공공 SW시스템이 연달아 장애를 빚으면서 업무 차질은 물론 행정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자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축을 담당하는 위원회에서 점검에 나선 것이다. 클라우드 기술 활용을 적극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향성을 염두에 두면서 대규모 공공 SW시스템 구축·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디플정위는 차세대 공공 SW 구축 관행을 점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TF 구축에 앞서 대형 공공 SW 사업들이 장애를 겪는 상황 이면에 사업 구조나 관행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디플정위 관계자는 “TF를 구성하는 데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라며 “다만 TF를 만드는 방안 외에도 오랜 기간 사안을 살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더 빨리 결론을 낼 수 있는 방법도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플정위가 TF까지 검토하기로 한 것은 최근 차세대 공공 SW시스템들이 개통하자마자 차질을 빚으며 대국민 서비스 전반의 품질이 낮아지고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와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4세대 지능형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이 개통되자마자 로그인 장애를 겪는 것은 물론 타 학교 문항정보표가 공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고,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 역시 개통 직후 접속 장애를 빚으며 사실상 먹통이 됐다. 각종 증명서 발급이 지체되며 피해가 장기화됐고 결국 사업자와 복지부간 갈등 속에 3·4차 후속 시스템 개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디플정위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공공 SW 오류 사태를 보면 개별 시스템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사업 전반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가정 하에 향후 발주될 대형 사업을 더 잘 구축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지난 12일 세종시에 있는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개통상황실에서 시스템 운영 상황 등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디플정위는 기존 ‘빅뱅’ 방식의 사업 관행을 원점부터 재검토할 예정이다. 빅뱅 방식은 차세대 공공 SW 시스템을 10~15년 간격을 두고 수천억 원을 들여 재정비하는 방식을 말한다. 디플정위는 빅뱅 방식 대신 클라우드 활용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기존 차세대 공공 SW 사업은 대부분 자체 서버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컴퓨팅 자원을 운영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기반으로 진행돼 왔다. 차세대 공공 SW 시스템 중 일부분은 클라우드 기술이 적용되기도 하지만 보안 문제 때문에 일부분에 국한됐다.

디플정위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구축하던 방식을 탈피해 장애 발생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며 최신 기술이나 요동치는 이용자 수요를 반응하는데 용이한 클라우드 기술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해 정보기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 SW 사업들이 10년 주기로 큰 폭으로 바뀌는데 민간에서는 장애가 나거나 이용자가 몰리거나 하면 해당 부분만 떼어내서 바로 수정하거나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운영한다"면서 "민첩성이나 유연성 측면에서 클라우드 방식이 확실히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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