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가 급한데…재난 연락망 ‘혼선’

송근섭 2023. 7. 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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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나기 1시간 40분 전, 위험성을 경고한 112 신고 녹취를 KBS가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이후 경찰과 소방, 자치단체의 재난 대응 연락망도 허술했던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찰에 청주 오송의 지하차도 침수를 경고하는 112 신고가 접수된 건 사고 발생 40여 분 전인 오전 7시 58분.

[112 신고 내용/7월 15일 아침 7시 58분/음성변조 : "여기 제방이 물이 넘치기 시작했거든요. (미호천교 있는데요? 아까 신고주신 거요.) 네. 그래서 궁평교차로 그쪽하고 궁평 지하차도도 물에 잠길 수 있어서 그쪽도 차량 못 가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고를 받은 충북경찰청은 오전 8시, 재난안전 통신망을 이용해 충청북도에 상황을 전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충청북도의 재난안전 통신 단말기를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사고가 난 7월 15일 오전, 경찰에서 연락한 기록은 보이지 않습니다.

알고 보니 경찰은 충청북도가 아닌 청주시에만 상황을 전파했고, 취재가 시작되고서야 그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어쨌든 저희는 청주시 상대로는 명확하게 전달이 됐으니까요."]

충북소방본부도 오전 7시 51분쯤 119 신고를 받고 미호강 범람 상황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이후 청주시청과 흥덕구청 당직실에 모두 열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자 현장에 있던 대원들은 다른 구조 현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충청북도에는 이미 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오전 8시 43분에서야 사고를 보고했습니다.

이에 앞서 금강홍수통제소는 미호강에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오전 6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청에 주민 대피 등 조치하라고 전화로 알렸습니다.

하지만 청주시는 여러 기관에서 연락을 받고도 충청북도에 보고하지 않았고, 오전 8시 35분에야 재난문자로 미호천교 주변 침수 위험을 알렸습니다.

이때는 이미 지하차도 침수가 시작된 이후입니다.

[차량 블랙박스 화면/7월 15일 오전 8시 31분 : "사장님, 물 차! 물 차!"]

비상 상황 전달과 관련 기관들의 유기적 대응을 위한 재난 전파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오송 궁평 2지하차도에선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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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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