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서 제자에 폭행당한 교사…교사들 '엄벌탄원서' 1800장 제출(종합2보)

김수현 2023. 7. 1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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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침해 학생 엄정 대응하고 피해 교원 확실히 보호"
텅 빈 교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세종=연합뉴스) 서혜림 김수현 기자 = 서울의 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서울교사노조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한 공립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 A씨는 지난달 30일 다른 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 학급 제자 B군에게 교실에서 폭행을 당했다.

A교사는 이달 초등교사 인터넷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 글을 올려 자신이 B군으로부터 얼굴과 몸에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하고 바닥에 내리꽂아지는 등 폭행을 당하고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B군은 정서·행동장애 학생으로 특수반 수업을 듣고 있었다.

B군이 A교사에게 상담 수업 대신 체육 수업을 가게 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런 폭행을 저질렀다고 A교사는 주장했다.

A교사는 글에서 "교권보호위원회는 빨라도 2주 뒤에 열린다고 한다.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그 아이에게 너의 잘못이 명백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엄벌 탄원서를 부탁드린다"고 썼다.

A교사의 법률 대리인 측은 이날까지 교사들의 탄원서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1천800장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학교는 이날 교권보호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이처럼 교실에서 전치 3주 진단을 받는 폭행이 발생한 것에 대해 학교와 교육청의 대응이 미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교사노조는 A교사 학교의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는 피해가 발생한 이후 20일이 지나 개최됐으며, 소속 교육지원청 학교통합지원센터에서도 피해 교사에 대한 적극적 지원 등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통 교보위가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열리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늦게 개최됐다는 것이다. 교육부 교육활동보호매뉴얼에 따르면 교보위는 사건 신고를 받은 날로부터 21일 이내 열리는 것이 원칙이다.

노조는 "피해 교사는 개인적으로 선임한 변호사와 노조 외에 어느 곳으로부터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청과 교육부는 교사의 위중한 교육활동 침해 상황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철저히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교보위 심의 건수 기준으로 최근 6년간(2017∼2022년) 교원 상해·폭행은 1천249건에 달했다.

이 중 학생의 교사 폭행 건은 2018년 165건에서 2022년 347건으로 4년간 2.1배로 증가했다.

교총은 "교보위에 오르는 건수는 교권 침해 사례의 극히 일부이며, 교원에 대한 상해와 폭행은 일상화됐다"며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사건을 형사범죄 행위로 판단해 교원이 원할 경우 반드시 고발하고 피해 교사에 대한 치료, 회복과 법적 지원에 전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관련 자료를 내고 피해 교원에 대해서는 즉시분리 및 심리상담을 신청한 상태이며, 피해교원 안심공제를 통해 상해치료지원, 심리상담지원, 소송비 지원, 치유프로그램 참여,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학생에 대해서는 1:1 통합인력, 사회복무요원을 지원하고 있고 심리상담 등을 진행하고 교보위 심의 결과에 따라 조치와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도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교권 침해 학생에게 엄정하게 대응하고 피해 교원을 대상으로는 확실한 보호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해 '교육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에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신설하고, 2학기 개학 시기에 맞춰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을 개정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원 배상책임보험의 상향 평준화를 위한 표준모델도 마련해 다음 달 중으로 시·도 교육청에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피해 교원과 침해 학생을 즉시 분리하고,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작성할 수 있도록 '교원지위법'도 개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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