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차오르는데 “마! 내 목숨이다 비키라” 통제 뚫고 돌진

정지윤 기자 2023. 7. 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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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기습 폭우로 부산지역 지하차도와 온천천 산책로 등에 출입 통제와 해체가 반복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 행정당국의 통제를 뚫고 막무가내로 지나가는 등 '안전 불감증' 논란이 인다.

남구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6일 오후 대연동 대남지하차도의 통행금지 조치에도 시민 5명이 지자체의 통제를 뚫고 막무가내로 지나갔다.

남구는 이번 집중호우 현장에서 '지하차도 출입 통제는 안전 문자가 오지만, 해제는 문자가 안 와 불편하다'는 민원을 여러 차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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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남지하도 곳곳 실랑이
오송 참사 겪고도 안전불감
온천천 산책로 차단장치도 무시
잇단 폭우로 출입통제 해제 반복
남구, 편의 위해 알림서비스 준비

잇따른 기습 폭우로 부산지역 지하차도와 온천천 산책로 등에 출입 통제와 해체가 반복되는 가운데, 일부 시민이 행정당국의 통제를 뚫고 막무가내로 지나가는 등 ‘안전 불감증’ 논란이 인다.

금정구 온천천 일대에 설치된 진·출입 원격제어시스템. 국제신문DB


19일 부산 금정구에 따르면 최근 온천천 산책로 출입 통제 조치와 관련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는 지난해 6월 예산 5억9000만 원을 들여 온천천 진·출입 원격제어시스템을 갖췄다. 구는 재난 CCTV로 하천 범람을 확인하면 버튼 하나로 출입구를 철문으로 막을 수 있어 신속한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전에는 공무원이 일일이 안전띠를 쳐야 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의 ‘안전 불감증’이 재난 대응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어 시스템을 가동해도 실시간 CCTV 모니터링을 통해 무단출입하는 시민을 향해 경고 방송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구 관계자는 “자동 개폐문을 손으로 억지로 벌려 그 틈으로 들어가는 일이 있어 긴장의 끈을 한시도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지하차도 자동 차단 시스템도 상황은 비슷했다. 남구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6일 오후 대연동 대남지하차도의 통행금지 조치에도 시민 5명이 지자체의 통제를 뚫고 막무가내로 지나갔다. 이날 남구의 누적 강수량은 169 ㎜로 차도는 차량 바퀴의 3분의 1지점인 15㎝ 이상 물이 찬 상태였다.

경찰과 남구가 지하차도 양편을 막고 100m 앞에서부터 교통통제에 나섰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S자’ 형태로 차단 시스템의 차단봉을 피해 지하로 들어갔다. 구 관계자는 “모두 멀리 둘러 가야 한다는 이유로 ‘막지말고 비켜라’ ‘마, 내 목숨 내가 알아서 한다’며 화를 내고 지나가 진땀을 뺐다”고 토로했다.

부산 남구 관계자가 지난 16일 대남지하차도에서 통행금지 조치를 하고 있다. 남구 제공


연제구에서는 범람한 온천천 옆에서 바둑을 두던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느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는 지난 18일 경고 방송을 한 뒤 공무원이 현장으로 나가 해산 조치했다. 70대 아버지를 둔 김모(40대) 씨는 “폭우가 잠깐 그친 사이 평소처럼 바둑을 두러 온천천으로 가려던 부친을 간신히 설득해 모시고 왔다”며 “하천물이 많이 불었는데도 ‘다들 아무일 없이 간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의 몰지각한 행동이 도마에 오른 한편, 시민의 적극적인 건의를 토대로 발 빠르게 제도 개선에 나선 사례도 있다. 남구는 이번 집중호우 현장에서 ‘지하차도 출입 통제는 안전 문자가 오지만, 해제는 문자가 안 와 불편하다’는 민원을 여러 차례 받았다.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르면 지하차도 통제는 재난문자 발송이 가능하지만, 해제 여부는 발송 시 지자체 안전 분야 평가에서 감점 요소가 돼 구가 선뜻 발송을 못한다. 이에 남구는 다음 달 초부터 구 누리집에 지하차도 실시간 통제·해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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