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만 신고 물살에 쓸려간 해병대원…"구명조끼 왜 안 입혀" 부모 통곡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에서 해병대원 1명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호명면 고평교에서 구조당국이 사라진 해병대원을 찾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북 예천에서 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해병대원 1명이 내성청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당시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수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쯤 예천군 보문면 인근에서 해병대원 20여명이 탐침봉을 이용, 대열을 갖춰 하천 주변을 수색하던 중 대원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2명은 자력으로 물속에서 벗어났지만 A일병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지점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빠르게 흐르던 곳으로 알려졌다.

정오를 넘어 사고 현장을 찾은 A일병 모친은 "물살이 그렇게 강했는데 구명조끼를 왜 안 입혔냐"며 대성통곡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가고 싶어 해서 보냈는데 급류에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는 군대가 어디 있냐"며 "어제 저녁에 통화할 때 '물조심 하라'고 했는데"라고 흐느꼈다.

이날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 없이 장화만 신은 채 물속에서 수색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과 소방 등 수색 당국은 오후부터 인력 409명과 헬기 11대, 드론 12대, 구조견 9두, 보트 13대 등 장비 62대 등을 동원해 수색 중이다. 현재는 사고 지점에서 약 12km 떨어진 선몽대 부근에서 집중 수색을 진행 중이다.

한편 하천변 등 수색 작전에 투입된 육군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아 일각에선 군 당국의 무리한 수색작전이 또 다른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