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보양식의 대표주자 삼계탕

2023. 7. 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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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중복을 앞두고 지루한 장마가 끝나지 않고 있다. 고온 다습한 날씨 때문에 체력이 저하되고 입맛도 없어지며 다리가 무겁고 불쾌지수가 높아 주위사람들과의 다툼도 자주 발생된다.

특히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있는 삼복 때에는 가장 뜨거운 열기로 인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입맛이 없어지고, 높아진 습도 때문에 자칫 건강을 잃기 쉽다. 삼복중에 인체의 기(氣)는 하늘의 기운인 화(火)가 극성하여 양(陽)의 부위에 해당하는 머리 쪽, 피부 쪽으로 열이 몰리게 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음(陰)에 해당하는 우리 몸의 하초(下焦)인 오장(五臟)과 다리 쪽인 발은 차진다.

그래서 허한 양기를 보충하기 위해 복날을 정하여 보양효과가 뛰어난 음식을 먹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보통 이때 먹는 보양식이 삼계탕과 개장국이다. 복날의 '복(伏)'자가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를 쓴 것도 구육(狗肉, 개고기)을 먹고 기운을 얻었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즘에 구육은 혐오식품으로 인식되어 보양식의 대표 주자인 삼계탕을 더 많이 찾는다.

삼계탕은 어린 닭(영계)에 인삼과 황기 그리고 대추와 찹쌀을 첨가하고 여기에 소화를 돕고 해독 작용을 도와주는 마늘을 넣고 끓인다. 기운이 처지고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 영양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음식으론 최고다.

삼계탕에 닭과 함께 들어가는 수삼은 체내 효소를 활성화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원기회복을 앞당긴다. 마늘은 닭과 수삼의 따뜻한 성분을 더욱 돋아주어 여름 내내 찬 것을 많이 먹어 차가워진 속을 빨리 덥혀주도록 돕는다.

여름철에 너무 심하게 땀을 흘리지 않게하기 위해 황기도 함께 넣은 삼계탕은 훌륭한 건강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낮다. 하지만 단백질은 소고기보다 더 많은 건강식품이다. 우리 몸에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이 부족하면 만성피로가 오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여름철 감염질환이나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허해진 영양불균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단백질 보충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와는 달리 근육 속에 지방이 섞여 있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근섬유가 가늘기 때문에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두뇌 발달을 도와주고,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임산부나 어린이, 그리고 기운이 없는 어르신에게도 상당히 좋다.

한방에서 닭에 대한 문헌 내용을 찾아보면 16세기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李時珍)이 펴낸 약학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보양(補陽), 보기(補氣)시켜 주는 효능이 있어서 몸속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 돼있다. 또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湯液篇)엔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하여 비장과 위장의 소화 작용을 도와주며, 골수를 튼튼히 하고 질병을 앓은 후 허약해졌을 때 기운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실제 인삼과 황기를 넣은 삼계탕은 소화도 잘 될뿐더러 원기가 떨어졌거나 병후에 쇠약해진 몸을 회복시키는 데 좋은 효과가 있다.

예부터 한방에서는 한약을 복용할 때 술, 돼지고기, 닭고기, 밀가루 음식을 금한다고 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이 주로 채식을 해 왔던 탓에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닭고기나 돼지고기의 섭취가 소화불량이나 설사의 우려가 있을까 해서 이런 금기음식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닭 껍질은 지방이 많아 한약 복용 때 좋지 않으나, 껍질을 제거한 닭고기 자체는 지방이 거의 없는 화이트미트(white meat)여서 튀김이 아니고 탕이라면 그다지 금할 이유가 없다.

무더운 여름, 따뜻한 기운이 밖으로 나와 몸속이 더 차가워질 수 있다. 우리 고유의 음식인 삼계탕으로 부족한 양기도 돋우면서 건강한 여름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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