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투수도 굴복시켰다...' 오타니, '만장일치 MVP 시즌' 압도하는 경악적 시즌
오타니는 1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루타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2삼진으로 팀 5-1 승리를 도왔다.
시즌 타율은 0.306에서 0.307(362타수 111안타)로 소폭 올랐고 3루타를 추가하며 장타율도 0.677에서 0.680으로 끌어올렸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나선 오타니는 헤르만의 변화구에 좀처럼 대응하지 못했다. 커브 2개와 체인지업 하나에 모두 헛스윙을 하며 3구 삼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적응은 한 번이면 충분했다. 2-1로 앞선 3회말 헤르만의 제구가 흔들렸다. 앞선 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오타니도 서두르지 않았다. 초구를 파울러 걷어낸 오타니는 이후 낮게 제구되는 공을 침착히 골라냈고 5구 헛스윙 이후에도 6구 바깥 쪽으로 빠져나가는 싱커에 속지 않아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루를 채웠다. 이후 더욱 흔들린 헤르만은 폭투를 범해 1점을 더 내줬다.
5회엔 직접 헤르만을 무너뜨렸다. 팀이 3-1로 앞선 1사 1루에서 헤르만의 낮은 체인지업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발사각이 3도였지만 타구 속도 시속 110.5마일(177.8㎞)의 강력한 타구였다. 각도만 높았으면 4경기 연속 홈런이 되고도 남았을 타구였다. 타구가 우익선상을 타고 펜스까지 도달하는 동안 오타니는 빠르게 1,2루를 거쳐 3루까지 여유 있게 안착했다. 그 사이 1루 주자도 손쉽게 홈을 파고들었다. 오타니는 미키 모니악의 적시타 때 득점까지 추가했다.
7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네 번째 타석에선 3구까지 침착하게 볼을 골라냈으나 6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몸 쪽 낮게 깔린 공에 어쩔 방도가 없었다.
오타니의 올 시즌 행보는 놀랍다. 전날 홈런으로 35번째 대포를 날린 오타니는 이 부문에서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30개)와 5개 차이로 MLB 최고 거포의 지위를 확실히 했다.
93경기에서 35홈런을 날린 오타니는 지금 페이스대로 남은 67경기에 모두 출전했을 때 정확히 6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흐름이다. 최근 흐름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홈런 기록(62개)까지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호타준족의 상징인 3루타 1위로 넘본다. 1901년 이후 홈런과 3루타를 동시 석권한 건 1955년 당시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시코)의 윌리 메이스(51홈런-3루타 13개)와 1978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짐 라이스(46홈런-3루타 15개) 뿐이었다. 오타니는 45년 만에 역사에 새로 이름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나아가 오타니는 장타율(0.680)과 OPS(출루율+장타율·1.072) 1위, 타점 3위(76), 득점(69) 7위, 출루율 8위(0.392), 타율(0.307) 9위를 달리고 있다. AL로 범위를 좁히면 순위는 더 올라간다.
AL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얼마나 뛰어난 수치인지 잘 나타난다. 오타니는 당시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장타율 0.592, OPS 0.964를 기록했다. 홈런은 리그 3위, 타점은 13위, 득점은 8위, 장타율과 OPS도 2위였다.
그럼에도 투수로서 9승 2패 평균자책점(ERA) 3.1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동시에 해내며 이견 없는 최우수선수로 등극했다.
올 시즌엔 투수로도 23경기에서 7승 5패 ERA 3.50으로 더 진화된 면모를 뽐내고 있다. 2021년 삼진 156개를 잡았는데 올 시즌엔 18경기에서 벌서 139삼진을 잡았다. 만장일치 MVP 수상을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이유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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