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짝사랑하니까…" 초등생 추행 후 입단속 시킨 60대 통학버스 기사

檢, 항소심도 중형 구형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자신이 근무하던 학원에 다니는 원생을 추행하고 원장에게 말하지 말라며 입막음한 60대 통학버스 기사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구형했다.

19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67)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 뒤 결심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1회성 범행이 아니며 심지어 하루에 2회에 걸쳐 반복해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며 "범행 자체로 죄질이 매우 중하며 피해 아동에게 발설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고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추행의 물리적 행사 정도가 중하지는 않으나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악몽을 꿨고 친구와 함께 있는 걸 꺼리게 됐다"며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4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각 5년도 함께 명령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각각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최후 변론 과정에서 "다시는 이런 죄를 짓지 않고 반성하겠다. 용서해달라"고 했다.

A씨 측 변호인은 "1심 과정에서 500만원을 형사공탁 했으며 합의 의사를 전달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로 형사 공탁을 할 것"이라며 "범행 모두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다. 우발적으로 이뤄졌으며 합의를 노력하고 형사공탁한 점을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8일 오전 10시 45분에 A씨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6시 30분 피해자 B(12·여)양을 태운 뒤 다른 학생을 태우러 대전 서구 도안동으로 이동했다. 다른 학원생을 기다리며 차 안에서 B양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다.

특히 차 안에서 B양이 체한 것 같다고 하자 A씨는 B양의 손을 잡고 엄지와 검지 사이를 누르며 "통통하고 예쁘네"라며 1분 동안 손을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뒤에는 같은 장소에서 "다리에 털이 많다"며 다리 부위도 추행했으며 8월 말에도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범행 후 A씨는 B양에게 "내가 짝사랑하는 거다. 너는 나 좋아하면 안 되고 원장한테 말하면 내가 잘려서 말하지 마라"라는 말을 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