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월북'에 뒤숭숭한 워싱턴...북미 접촉했지만 관계 개선은 '글쎄'

정상원 2023. 7.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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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미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월북하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백악관을 비롯해 국방부, 국무부를 중심으로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고, 바이든 대통령도 관련 보고를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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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병 확보...바이든이 보고 챙겨"
북미 대화 계기...관계 진전은 힘들 듯
시민들이 1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월북한 미군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현역 미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월북하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백악관을 비롯해 국방부, 국무부를 중심으로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고, 바이든 대통령도 관련 보고를 챙기고 있다. 이번 사건이 북미 접촉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대화 진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 육군 4사단 소속 트래비스 킹(23) 이병의 월북 사실이 확인된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접촉에 착수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화상회의’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JSA를) 견학하는 도중 고의로 허가 없이 (한반도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이 그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믿고 있으며 우리 장병의 안녕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 국방부는 JSA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한군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미 국방부가 북한 카운터파트와 이 문제를 대화 중”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을 보고받았고,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사안 가운데 하나이고, 추가 상황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국방부가 주무 부처”라고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그는 ‘미군 장병이 북한에 구금돼 있을 경우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영사 조력을 지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해외 미국 국민의 안전은 미국 정부의 최우선 사항”이라며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답했다.


클린턴, 2009년 억류 미국인 북한서 데리고 나와

이번 돌발 사건이 북미관계의 변수가 될지는 미지수다. 과거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하기 위해 북미 당국이 물밑 교섭을 벌이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2009년)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2018년) 등이 북한을 방문해 이들을 데리고 나온 적이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도 이날 로이터통신에 “때로 미국 현직이나 전직 관리가 (미국인) 석방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직접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군 월북 사건을 계기로 북미대화가 초보 수준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19일 SBS 라디오방송에서 송환 협상 관련 질문에 “앞으로 가능성은 열어두고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관계 극적 반전은 미지수..."북한 진의 확인될 것"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8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외쳐왔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은 이달 들어 화성-18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이어가면서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4차례 담화를 통해 확장억제 중단 등한미가 받아들이기 힘든 대화 조건을 내거는 상황에서 월북 군인 송환 협상이 북미관계 개선의 극적인 전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북한이 진짜로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에 대해 대화할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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