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날릴수는 없어”…저위험 상품에 돈 몰린 퇴직연금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7. 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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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수익률 비교해보니
주식 비중 높을수록 수익 좋은데
예금 위주 저위험에만 돈 몰려
DC형 수익률 1위는 삼성證
[사진 = 연합뉴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 관련 주식 비중이 높은 고위험 상품의 수익률이 예금 위주의 초저위험 상품 대비 6%포인트 이상 높았다. 다만 고위험 상품의 비중은 전체 적립금액에서 3%에 불과한 실정이다.

19일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운용 중인 국내 증권·은행·보험사의 디폴트옵션 상품의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5.8%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 환산 수익률은 11.6%다. 정부는 디폴트옵션 상품의 1년 목표수익률을 6~8%로 잡았는데, 목표치에 6개월 만에 이를 넘어서는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위험등급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주식 비중이 높은 고위험 상품군의 상반기 수익률이 8.8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중위험(6.09%), 저위험(4.23%), 초저위험(2.26%) 순이다. 고위험 상품이 초저위험 대비 6.62%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땐 3.16%포인트 차이였는데 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2분기 디폴트옵션 상품의 총 적립금액은 1조1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000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 확정기여(DC)형이 3000억원, 개인형퇴직연금(IRP)에 8000억원이 몰렸다. 디폴트옵션 지정 가입자 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수익률은 고위험 상품군이 가장 뛰어나지만 돈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초저위험 상품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액은 초저위험(9393억원), 저위험(806억원), 중위험(488억원), 고위험(332억원)으로 위험등급이 낮을수록 많았다. 전체 적립금액 중 고위험 비중은 3%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연금부자를 위한 퇴직연금 투자를 위해선 예금 위주에서 벗어난 자산배분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DC형에서 수익률 1위(8.54%)를 차지한 삼성증권은 미국 성장주 중심의 주식형 펀드에 채권 비중을 확대하는 등 자산 분배에 나섰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1년 동안의 사전 준비 등 유예기간을 거쳐 이달 12일 본격 시행됐다. 현재 시장에선 총 223개의 디폴트옵션 상품이 판매 중이다.

고용노동부 및 금융당국은 디폴트옵션이 현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DC형 퇴직연금제도 운영 사업장의 76%인 22만4000개소가 규약변경을 완료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기관과 협력해 규약 미변경 사업장이 관련 절차를 조속히 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으로 구성된 디폴트옵션 상황반을 상시 운영해 구체적인 현장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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