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깰테니 탈출하세요" 마지막까지 승객 먼저···747번 버스기사 '눈물의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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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당시 고립된 '747번 버스'를 몬 50대 버스 기사의 발인식이 19일 엄수됐다.
A씨의 동료 최 모 씨는 "747번 버스는 외지인들을 싣고 청주공항과 오송역 사이를 오가는 노선이라 회사의 얼굴과 같은 버스였다"면서 "그 버스는 그가 살아온 삶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한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졌고, 이 버스에서만 운전자 A씨를 포함해 9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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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당시 고립된 '747번 버스'를 몬 50대 버스 기사의 발인식이 19일 엄수됐다. 이 버스 기사 A씨는 위급한 상황에도 끝까지 시민들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 17대가 인근 미호강에서 유입된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이날 오전 기준 1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747번 버스는 당시 전체 길이 685m의 지하차도 중 터널구간(430m)을 거의 빠져나온 상태였다. 궁평리 쪽에서 지하차도에 들어왔다가 터널을 나와 오송리 쪽으로 향했으며, 순식간에 유입된 미호강 흙탕물에 발이 묶여 침수됐다.
버스 기사 A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 2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버스에 물이 찬 순간 A씨가 시민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창문을 깼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A씨 소속 운수회사 홈페이지에 그를 향한 애도의 글들을 올렸다.
A씨의 지인들은 그를 "누구에게나 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친구 B씨는 "사고 당시 친구가 승객들에게 '창문을 깨트릴 테니 탈출하세요'라고 했다던데, 그 사람은 정말로 승객들이 다 나가는 걸 보고 제일 마지막에 탈출했을 사람"이라며 "죽을 걸 알면서도 그러고 있었을 모습이 자꾸 아른거려 가슴이 미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35년 지기 친구라고 소개한 C씨는 "친구들의 가족도 자기 가족처럼 챙겼던 사람이었다"면서 "명절마다 빠지지 않고 우리 집에 와 어머니께 인사를 드렸고, 내가 일이 있어 집에 들어오지 못할 땐 대신 우리 어머니를 찾아 보던 사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A씨는 봉사활동에도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하지 않는 날에는 초등학교 앞에 나가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책임졌고, 1년에 한 번씩은 장애인들과 노인들을 자기 차에 태우고 전국 여행을 시켜드렸다고 한다.
택시 기사였던 A씨는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던 한 친구의 추천으로 10년 전 같은 회사에 입사했다. 그는 출근 시간이 새벽 5시 반인데도 불구하고 매일 같이 3시부터 나와 사무실 정리를 하고 마당을 쓸었다고 한다.
궂은일을 도맡아서 하는 성격 덕에 금세 회사에서 인정받았고, 몇 년 전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다. 그렇게 그는 베테랑들만 몬다는 747번 버스의 운전대를 잡게 됐다.
A씨의 동료 최 모 씨는 "747번 버스는 외지인들을 싣고 청주공항과 오송역 사이를 오가는 노선이라 회사의 얼굴과 같은 버스였다"면서 "그 버스는 그가 살아온 삶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침수된 도로를 피해 지하차도로 들어갔다고 그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이만큼 승객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걸 알아달라"고 하소연했다.
A씨의 친형은 "동생이 아내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어 버스에 물이 들어차고 있다며 혹시 모를 작별 인사를 했다더라"면서 "미호천이 넘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다는데 당국이 왜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한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졌고, 이 버스에서만 운전자 A씨를 포함해 9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안유진 인턴기자 youjin1228@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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