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영상 찍는 줄 알았다”…JSA 방문객 ‘월북 미군’ 목격담
주한미군 장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의 목격담이 전해졌다.
19일(현지 시각) 뉴질랜드텔레비전(TVNZ)의 방송 ‘1뉴스’는 판문점에서 안보 견학 중이던 뉴질랜드 웰링턴 지역 출신 사라 레슬리의 목격담을 보도했다.
앞서 주한미군 소속 이등병으로 확인된 트래비스 킹(23)은 전날 오후 3시 27분쯤(한국 시각) 안보 견학 차 경기도 파주 JSA를 방문했다가 돌연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그는 당시 한미 장병들이 저지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선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또한 특별한 대응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상황을 지켜본 레슬리는 군인들의 감시 속에 관광객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중 사건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레슬리는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북한 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것을 봤다”며 킹이 사복 차림이었기 때문에 군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소셜미디어 틱톡 영상을 촬영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레슬리는 킹의 돌발행동을 보고 “처음 떠오른 생각은 ‘정말 바보 같다’는 것이었다”며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갔다”고 말했다. 레슬리에 따르면 상황을 파악한 군인들이 킹을 뒤쫓았지만 그는 재빨리 모습을 감춰버렸다. 사건 직후 레슬리를 포함한 단체 관광객들은 인근 건물로 안내돼 들어갔다. 레슬리는 “다들 흥분한 상태였고, 건물에 들어가서는 ‘하느님 맙소사’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당시 현장에 있던 또 다른 관광객인 스웨덴의 미카엘라 요한손의 목격담을 전했다. 요한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오른쪽에서 시끄럽게 ‘하하하’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우리와 하루 종일 함께 다녔던 한 남성이 갑자기 두 건물 사이로 달려가 반대편으로 넘어가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이에 반응하고 당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기까지 1초 정도 걸렸다”며 “우리는 ‘자유의집’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고는 군용 버스를 향해 달려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JSA 당국이 방문객들에게 ‘월북 사건 당시 사진을 외부에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킹은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말다툼을 해 수용시설에 47일간 구금된 적이 있고, 석방된 뒤 주한미군 기지 내에서 1주일가량 감시를 받았다. 또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찰차 문을 여러 차례 걷어차 파손한 혐의로 기소돼 올해 2월 서울서부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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