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100兆 시장 열릴 SMR, 한국이 톱3 들 것"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장
26년간 韓 원전 개발사 함께해
끝나가는 석탄시대 SMR이 대체
후쿠시마 같은 사고 가능성 제로

"현재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가 전 세계에서 톱3의 SMR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기술이 개발되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이 될 것이다."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장(전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사진)은 19일 i-SMR의 향후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단장은 우리나라 원전 개발사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아왔다. 김 단장은 1997년부터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일하며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서 첫 원전 수출을 따낸 노형인 APR-1400을 비롯해 APR+ 개발, iPOWER 개발 등 신형원전 개발을 주도했다. 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한수원 중앙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했으며, 지난 1월부터는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2030년대 전후 폐쇄될 석탄발전소가 SMR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연간 100조원 이상의 SMR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SMR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 12월 개최된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 개발을 공식화하고, 2021년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중심이 돼 기본설계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신청한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됐으며, 두 부처가 올해부터 6년간 총 3992억원을 투자해 모듈화 설계, 완전피동형 안전계통, 무붕산 운전, 내장형 제어봉 구동장치 등 새로운 SMR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iSMR의 장점으로 안전성을 꼽았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0'에 가까운 10억년에 1회 미만으로 줄일 것"이라며 "공학적인 세계에서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이론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10억년에 1회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지 실제는 그러한 사고의 가능성을 없앤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단장은 iSMR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간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SMR 개발이 늦어지면서 우리 기업이 미국 등 해외 SMR회사에 투자하고 있다"며 "SMR은 국가 주도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2025년 말까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표준설계에 대한 인허가를 획득할 예정이다. 2031년이면 첫 i-SMR 준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 단장은 "우리나라는 주어진 예산과 주어진 기간 내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거의 세계 유일의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