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가 못 미친 내년 최저임금, 저임 노동자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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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시급 9620원에서 240원 오른 9860원으로 정해졌다.
19일 종료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기간은 110일로 역대 가장 길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2년간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나왔던 '국민경제생산성 산식'(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취업자증가율)에 따른 인상률(3.6%)보다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이 나왔다.
물가 상승도 반영 못 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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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시급 9620원에서 240원 오른 9860원으로 정해졌다. 올해보다 2.5% 올리는 데 그쳐, 역대 두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기획재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평균 전망치(3.4%)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물가로 인한 가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실질임금 삭감인 셈이다.
19일 종료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기간은 110일로 역대 가장 길었다. 올해만큼은 노사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노사 합의를 어느 때보다 강조한 공익위원 9명의 의중은 일관되게 사용자 쪽에 기울어져 있었다. 전날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 구간(인상률 2.1~5.5%)을 제시했는데, 최근 3개년간 나왔던 구간보다 상·하한선이 너무 낮고 폭도 좁았다.
촉진구간의 산출 근거도 주먹구구식이다. 하한선(2.1%)은 올해 1~4월 300명 미만 사업체 임금상승률, 상한선(5.5%)은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비혼 단신노동자 생계비를 고려한 인상분을 더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심의 때는 하한선을 정하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근거로 들었다. 노사 양쪽의 최종안을 두고 부쳐진 마지막 표결에서도 공익위원 전원은 사용자안(9860원)에 손을 들어줬다. 결과적으로 지난 2년간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나왔던 ‘국민경제생산성 산식’(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취업자증가율)에 따른 인상률(3.6%)보다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이 나왔다.
지난해 기업 규모와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는 한해 전보다 더 벌어졌다. 코로나 유행을 벗어나는 국면에서 회복 속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감소 추이를 보여온 저임금 노동자 비중도 지난해 다시 상승 곡선을 탔다. 물가 상승도 반영 못 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고물가에 고금리로 우리 사회 소득 취약계층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그 결과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현재 최저임금 결정 구조는 노사 합의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익위원의 역할이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정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탓에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때그때 잣대가 달라 예측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노동자 생계비 개선과 불평등 해소라는 본연의 취지를 망각한, 현행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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