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최저임금 심의 파행 언제까지 되풀이할 셈인가

2023. 7. 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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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9860원, 월급 206만740원에 결정됐다.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으로 사실상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낳는다고 반발한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방식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엔 한참 낡은 제도라는 점을 의미한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개를 가로젓는 최저임금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심의기간도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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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갈등 노출 연례행사
차등적용제 회피 어려워
연도별 시간당 최저임금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9860원, 월급 206만740원에 결정됐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갈등 속에 도출한 수치다. 그러나 노사 모두 반발하고 있다. 2024년도 최저임금위원회의 운영을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올해보다 2.5%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동결 심지어 인하까지 요구했던 사용자측 입장에서 보면 한참 동떨어진 결론이다. 노동계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올랐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최저임금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으로 사실상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낳는다고 반발한다. 반면 중소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추가 상승에 따른 걱정이 크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방식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엔 한참 낡은 제도라는 점을 의미한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개를 가로젓는 최저임금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심의기간도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현재와 같은 방식이 적용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장 심의기일은 2016년의 108일이었다. 올해 심의기간은 110일로 최장 신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2025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운영방식이 눈에 선하다. 업종별·지역별 차등지급을 둘러싼 공방을 한참 벌이다가 심의시간을 축낼 게 뻔하다. 심의기간 막판엔 1만원을 넘느냐 마느냐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공익위원들을 앞세운 표결로 결론을 내리는 시나리오가 재연될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한 소모적인 논의에 사회적 비용을 축내야 한단 말인가.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에 앞서 최소 두 가지 목표만큼은 놓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쐐기를 박아야 한다. 지금 추세로 가다간 최저임금 1만원 돌파는 불 보듯 뻔하다. 최저임금 시급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면 전체 평균을 높이려는 주장이 나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만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온 이상 차등적용 문제는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다.

특히 최저임금 논의에 임하는 위원들은 더 이상 감정적 논쟁에 휩싸여선 안 된다. 국내의 임금 양극화 관점뿐만 아니라 국제적 수준에서 경쟁우위를 고려해야 할 때다. 이런 판단을 하려면 감정적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증거와 과학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와 맞물려 노동자의 최저임금 마지노선을 확보하려는 관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한 판단의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예년에 비해 괄목할 만큼 높아진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전년도에 비해 무작정 몇 퍼센트 더 올려야 한다는 안이한 접근을 버려야 한다. 한국 경제의 성장이 전체 임금의 파이를 키우는 데 비례한다는 '윈윈' 마인드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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