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순의 느린 걸음] 부산엑스포 유치전, 양수겸장의 묘수 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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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성사시키기 위한 유치전이 뜨겁다.
그런데 엑스포 유치전의 성패를 부산 엑스포 개최라는 한가지 잣대로만 볼 일인가 따져봤으면 한다.
그러니 엑스포 유치를 위한 해외출장은 외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를 한꺼번에 만나 그 나라가 원하는 개발, 수출사업을 의논하고 계약까지 이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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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부산 엑스포 개최로 얻을 경제효과가 최대 6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정부와 경제계가 엑스포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게 당연한 일이지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메가이벤트를 마친 뒤 으레 따라붙는 구설을 생각하면 아무리 엑스포라도 단발성 행사에 굳이 사활을 걸 일인가 삐딱하게 보인다. 게다가 리야드는 이미 BIE 회원국 절반에 가까운 70여개 나라의 공개지지를 받아놨으니 무모한 도전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엑스포 유치전의 성패를 부산 엑스포 개최라는 한가지 잣대로만 볼 일인가 따져봤으면 한다. 1분 1초를 쪼개 쓰는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들이 우리나라와 공식 교류도 없던 낯선 나라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엑스포 유치활동이 BIE 투표 결과에 따라 물거품이 되는 걸까?
우리나라는 지난해 무역액 기준으로 세계 6위의 무역국가다. 그런데 수입과 수출 모두 중국,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0개 국가에 70% 가까이 집중돼 있다. 특정국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무역의 취약점은 미·중 갈등이나 한일 수출규제 갈등으로 이미 온 국민이 체감했다. 교역국가 다변화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지상과제다. 그런데도 수십년간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숙제다.
그렇다면 이번 엑스포 유치 과정을 해묵은 숙제를 풀어낼 계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외국을 방문하는 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특사 자격을 받는다. 우리 기업들과 교역이 없던 북유럽의 낯선 나라, 중앙아시아의 아름다운 국가에서 그 나라의 관료와 기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다. 기업들이 해외사업을 위해 현장을 방문해도 그 나라만의 제도나 제반문제 때문에 성사시키지 못하던 사업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엑스포 유치를 위한 해외출장은 외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를 한꺼번에 만나 그 나라가 원하는 개발, 수출사업을 의논하고 계약까지 이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인 셈이다. 그러면서 엑스포 개최지 한 표를 얻어내면 그야말로 양수겸장의 묘수 아닌가.
부산 엑스포 유치 과정에 교역국가 다변화의 숙제를 푸는 의미 하나를 얹었으면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오는 11월 BIE 투표장에서 '부산'이 호명되면 양수겸장의 묘수는 성공이다.
cafe9@fnnews.com 디지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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