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한국은 투자하기 ‘왜’ 나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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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가치, 가격)을 넘어 구조적 문제다. '혁신'을 보기 어려운 사회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바라본 한국에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것은 국내 기관투자자도 마찬가지다.
포트폴리오 차원이라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에겐 한국이 '매력 없음'을 알리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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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들이 바라본 한국에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다. 금리인상발 자산가격 조정에 제2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싸늘하다.
4년 전 만난 글로벌 사모펀드(PEF) 고위 관계자도 비슷한 견해였다. 한국이 미래에 높은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희박하고,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시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2개 기관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0%였다. 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여서 시장은 공포스럽게 받아들였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4년 전보다 위기에 둔감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구조적인 문제는 한국을 투자하기 나쁘게 만든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초고령화와 중후장대 산업의 부실을 정치 때문에 내버려둔 나라가 한국의 현주소라고 단언한 글로벌 사모펀드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글로벌 투자자가 유입되려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인구 증대, 노동생산성 향상, 관치금융 타파 등의 시그널은 여전히 숙제다. 지방의 중소기업 사장들이 막대한 상속세를 이유로 기업을 키우는 혁신에 "관심이 없어졌다"는 말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한국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것은 국내 기관투자자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의 2023~2027년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국내주식 비중은 2022년 말 16.3%에서 2023년 말 15.9%로 축소된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비중은 27.8%에서 30.3%로 늘어난다. 포트폴리오 차원이라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에겐 한국이 '매력 없음'을 알리는 신호다.
투자자들의 한국 포비아(공포증)는 미래가 안 보인다는 데 있다. 낮은 경제성장률은 낮은 투자수익으로 이어진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이 시급하다. 이대로는 미래세대에 부담이 전가되고, 그로 인한 가치 하락은 자본을 한국에서 떠나게 만들 뿐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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