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벤처 초기투자에 95% 집중… 데스밸리 생존율도 낮아" [제13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
정부지원 받은 기업, 과거의 시장 마주할뿐 시장 변화 맞춰 정부와 민간이 역할 바꿀 때
규제 완화와 청년의 기업가정신 장려해야
19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서 '벤처생태계 혁신성장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13회 대한민국 강소기업포럼에서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정부 지원이 아무리 빨라도 시장 변화를 따라가긴 힘들어 이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벤처생태계의 패러다임 변화와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오 원장은 지금까지 국내 벤처는 정부 주도로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가 벤처에 관심을 가지며 벤처기업도 함께 컸다는 설명이다.
오 원장은 "지난 1980년 삼보컴퓨터가 우리나라 1호 벤처기업으로, 벤처 역사는 40년이 훨씬 더 됐다"며 "김영삼 정부 때부터 문재인 정부 때까지 약 30년 동안 모든 정부가 벤처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벤처투자 규모도 세계적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조5846억원이던 벤처펀드 신규결성 금액은 지난해 10조7286억원까지 증가했다. 오 원장은 "벤처펀드 신규결성 금액이 미국에 비해선 작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선 절대 뒤지지 않는 규모"라고 부연했다.
오 원장은 이처럼 벤처투자 규모가 커진 데는 정부의 압도적 벤처투자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지난 2015년 한 학자의 조사에 따르면 초기 단계에서 정부 투자를 받은 기업의 비중은 미국은 13%뿐인데, 한국은 60% 정도 된다"며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부 자금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1998년 2042개였던 한국 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3만5123개로 17배가량 늘어나는 등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오 원장은 현 정부가 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따라 벤처투자의 민간 주도를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의 역량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는 △초기에 집중된 벤처투자와 영세한 벤처투자 규모 △한국 벤처의 낮은 생존율 △해외자본의 주도 등을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초기투자 비중이 94.9%로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높고, 국내 벤처펀드의 평균 결성 금액과 건별 투자 규모도 낮다"며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데스밸리(창업 3~5년차 기업이 겪는 경영난)에 빠지면 생존율도 낮고, 그러다 보니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이 또다시 정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후기 투자로 넘어가면 국내 투자금으로 충당이 안 돼 해외자본이 유입되는 악순환도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 원장은 벤처환경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만큼 벤처투자에도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장의 속도는 빨라지고 기업의 수명은 짧아지며, '잘파' 세대가 출현한 상황에서 여전히 벤처투자를 정부에만 기대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오 원장은 "정부는 시장의 변화를 쫓을 수 없고,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기업이 마주한 시장은 과거의 시장일 뿐"이라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조력하는 식의 정부와 민간의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규제완화와 기업가정신 고취 △양질의 데이터 생성·공유 △기술패권과 경제안보 △플랫폼 방식의 지원 △벤처의 글로벌 스케일업 등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 친화적인 법 체제 구축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청년의 기업가정신을 장려해야 한다"며 "벤처캐피털(VC)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의 미래 전략과 연계해 민간에서 투자할 수 없는 영역에 정책금융을 집중해야 한다"며 "정부 지원의 결과는 공공재라는 인식을 갖고 혁신의 결과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통해 다른 중소기업의 혁신을 자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강중모 장유하 이주미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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