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피해 복구 한시가 급한데···여야 또 정쟁

전희윤 기자 2023. 7. 19. 18: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여야가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수해 발생 초기만 해도 여야는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며 정쟁을 자제하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며 대응 방식을 놓고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피해 복구 및 지원 대응 방식을 놓고 여야 간 뚜렷한 입장 차를 나타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당적 협력하자" 약속 해놓고
野 "재난 대응 체계, 무정부 상태"
'尹 이권 카르텔' 발언에 맹폭도
與는 '포스트 4대강'으로 대립각
피해지원 예산 놓고도 동상이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경북 안동시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당 소속 의원들이 19일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방문해 상황실에서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여야가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수해 발생 초기만 해도 여야는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며 정쟁을 자제하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며 대응 방식을 놓고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9일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경북을 찾아 정부의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해 맹폭을 가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 상처가 너무 깊다”며 “그 자리에는 국가도, 대통령도 없었으며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교통 통제만 있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궁평지하차도 참사는 ‘인재(人災)’”라고 규정하며 “국가 재난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대통령은 재난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가 귀국을 미뤘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오송 사고 지역에 가서 ‘이러니 대통령이 화가 나죠’라고 심기 옹호를 하고 있다”며 “이게 여당 대표가 할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권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을 수해 복구 및 피해 보전 재정에 투입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뜬금없이 이권 카르텔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탄식이 나올 정도”라며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는 대통령의 모습에는 무게에 대한 자각이나 인식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단히 상식적이고 올바른 지적”이라고 옹호했다. 윤 원내대표는 “부적절하게 사용되던 국민 혈세를 재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데 써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전폭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공언한 민주당이 돌연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수해 원인을 놓고 정부 여당과 벌이는 신경전으로 풀이된다. 17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충남 피해 현장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4대강사업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에서 4대강사업을 때려 부수기 위해 환경부로 일원화했다”며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꺼냈다. 이어 다음 날 당정은 수자원 관리의 국토교통부 이관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민주당은 반발하며 이번 수해가 현 정부의 대응 시스템 마비가 가져온 참사라는 점을 부각하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양천구 신월동 대심도 빗물 터널을 찾아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 때 8500억 원을 들여 상습 침수 지역인 사당역·강남역·신월 등 7곳의 대심도 터널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2011년 박 전 시장의 재보선 당선으로 신월을 제외하고 모두 백지화해 지난해 강남·사당 등의 폭우 피해가 커졌다는 의미다.

특히 피해 복구 및 지원 대응 방식을 놓고 여야 간 뚜렷한 입장 차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수해 복구마저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도 “대대적인 방재 시설 투자와 피해 지원을 통해 경제도 살리고 민생도 살리고 재난에도 대응하는 삼중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추경 편성을 재차 촉구했다. 반면 윤 원내대표는 “필요한 재원의 신속한 집행을 위해서는 올해 확정된 기정예산을 이·전용해 집행하고 부족할 경우 올해 재난 대비용 목적예비비 2조 8000억 원을 투입할 수 있어 재정적으로 충분한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며 추경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