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신선은 끊겼지만... 유엔사 '핑크폰'은 북한과 통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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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는 18일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월북하자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간 통신선이 끊어진 상태에서 유엔사는 어떻게 북한과 접촉하는 것일까.
유엔사는 앞서 1월 페이스북에 "핑크폰을 이용해 98건의 통지문을 전달하고 일일 2회 통신점검을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북한과) 적시에 공유했다"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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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는 18일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월북하자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간 통신선이 끊어진 상태에서 유엔사는 어떻게 북한과 접촉하는 것일까.
19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유엔사는 북한과 이른바 ‘핑크폰’으로 불리는 직통전화(핫라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7일 이후 남북의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과 통일부 관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이 두절된 것과 다르다. 유엔사는 앞서 1월 페이스북에 “핑크폰을 이용해 98건의 통지문을 전달하고 일일 2회 통신점검을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북한과) 적시에 공유했다”고 올렸다. 코로나19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대면 접촉을 거부하면서도 유엔사와는 유선으로 연락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핑크폰은 판문점 남측 유엔사 일직장교 사무실과 북측 판문각에 각각 놓여 있다. 거리는 불과 40m 떨어져 있다. 2013년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일방적으로 단절했다가 2018년 7월 복원했다. 2019년 월스트리트저널은 “공적인 대화 이외에 북측 관계자와 여자친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마저도 끊기면 유엔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확성기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한다. 핑크폰이 단절된 5년간 이런 식으로 JSA에서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우리 군도 한미연합훈련에 앞서 북한에 계획을 알려줄 때 통신선 응답이 없는 경우 확성기를 사용해 북한을 바라보며 외치곤 한다.
유엔사는 북한에 주재한 외국대사관을 통해서도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평양에는 24개국 대사관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비롯한 국제기구 8개를 합해 총 34개의 외교공관이 설치돼 있다. 다만 코로나로 이들 공관 대다수는 철수한 상태다. 현재 중국, 베트남, 라오스, 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적 우방만 남았다.
특히 판문점에는 남북 간 분쟁 방지와 조절 역할을 하는 유엔사 중립국감독위원회 소속 스위스, 스웨덴, 폴란드의 사무소와 공관이 있다. 하지만 중감위 국가 가운데 북한에 외교사절이 상주하는 경우는 없다.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들의 영사업무를 대행하며 북한과 접촉해온 스웨덴마저 외교관을 철수시키고 현지 직원만 근무하는 중이다.
유엔본부의 뉴욕 채널도 유엔사와 북한 간 의견교환 통로로 거론된다. 그러나 JSA를 관할하는 유엔사는 ‘유엔’이라는 명칭과 달리 안전보장이사회나 유엔 사무총장의 통제를 받지 않아 거리가 있다. 유엔은 유엔사의 언행에 대해 "유엔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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