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시박람회] AI 등 신기술 시대… 융합형 인재 양성에 온 힘 쏟는 대학

손현성 2023. 7. 19.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국대 학생들이 반도체 소재 분야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단국대 제공

'첨단 분야 기술 확보와 인재 양성에 존망이 달렸다.'

첨단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행동 원리로 삼고 있는 명제다. 미국은 2022년부터 5년간 △인공지능(AI)·머신러닝·자율주행 △고성능컴퓨터·반도체 △로봇 △생명공학·합성생물학 등 10대 전략 분야에 약 1조3,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위대한 재건' 정책을, 중국은 △인공지능 △양자정보 △뇌과학 △바이오 등 7대 과학기술과 8개 산업 분야에 5년간 2조1,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과학기술 자립자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이런 물결에 따라 기술패권 경쟁에 참전 중이다.

우리 정부도 올해 2월 5대 인재 양성 핵심 분야, 이른바 'ABCDE'를 설정했다. A는 항공·우주 미래모빌리티(Aerospace/Mobility·항공 드론 지능형로봇 미래자동차 우주), B는 바이오헬스(Bio health), C는 첨단 부품·소재(Component·차세대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나노), D는 디지털(Digital·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빅데이터 양자), E는 환경·에너지(Eco/Energy)다. 5대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민간과 공공 분야가 협력해 전략을 짜고, 우수 인재 삶의 경로를 추적하며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한다는 목표다.

첨단산업 인재 양성에서 대학은 빠질 수 없는 핵심 주체다. 정부는 산업계 인사들이 대학 교육에 적극 참여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계약학과 설립 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시장 수요에 맞는 인재가 대학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 교육을 유연화·개방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대학가에선 구조 조정이 주요 화두지만, 첨단 기술이나 신산업 분야만큼은 수도권·비수도권 대학을 가릴 것 없이 정원 확대에 힘쓰며 적극 뛰어들고 있다. 2024학년도 정원은 △반도체 14개 학과 654명 △미래차·로봇 11개 학과 339명 △에너지·신소재 7개 학과 276명 △바이오 5개 학과 262명 △인공지능 7개 학과 195명 등이 늘어난다.

첨단산업 인재 양성은 대학 생존이 걸린 사안이기도 하다. 인구 감소로 위기를 의식하는 대학들은 앞다퉈 '미래 교육'의 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기존 학과·학부 체계를 허물고 첨단산업과 관련한 교육과정을 신설하며 학생의 자유로운 전공 설계와 취업·창업을 지원하는 흐름이 공통으로 엿보인다.

특히 대학들은 '융합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에 방점을 찍고 학생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이는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의 첫 단계인 수시모집부터 도드라진다. 한국외대는 AI융합대학을 캠퍼스 두 곳에 신설하고 다양한 융합 전공을 도입했다. 서울캠퍼스에선 Social Science & AI융합학부(인문 계열)와 Language & AI융합학부(자연)가 생겨 각 49명을 모집한다. 글로벌캠퍼스에선 AI융합대학 내 AI데이터융합학부(자연)와 Finance & AI융합학부(인문)에서 50명씩 선발하며 기후변화융합학부(50명 정원) 등도 신설됐다. 인공지능이 대세로 부상하자 계열별로 관련 융합 교육에 적극 나선 것이다. 국민대 역시 2022년부터 인문계의 AI빅데이터융합경영학과, 예체능계의 AI디자인학과 등 모든 계열에 AI 관련 전공 4개를 마련했다. 기술과 학문의 융합을 통한 비즈니스 통찰력을 이끌어낼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전공별 장벽을 과감히 허무는 제도를 도입해 학생 선택 폭을 넓히는 대학도 늘고 있다. 동국대는 '융합전공제'를 도입했다. 다양한 학과·전공을 융합한 전공 프로그램(융합전공)을 마련, 학생들이 관심과 적성에 따라 최저 이수 학점 기준을 충족하면 원 소속 학과와 별도로 융합전공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융합전공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공공 문제를 분석·예측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공공인재융합전공'과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AI 신산업 분야의 전반적 지식을 쌓는 '인텔리전스로봇융합전공'이 있다.

경희대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AI 교육과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시행해 융합 인재 양성을 꾀하고 있다. 학생들이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를 오가며 융합전공을 선택할 길도 열어놨다. 기초·융합·심화 단계별 과정으로 비전공자도 자신의 전공과 AI·SW 등 첨단 분야를 연계할 수 있다. 덕성여대도 계열 간 벽을 허무는 융복합 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2학년 때 계열 구분 없이 제2전공을 선택하는 등 최대 1,156개의 전공 선택 조합이 가능하다. 덕성여대가 올해 신설한 디지털소프트웨어공학부에선 AI, 사물인터넷, 실감형 미디어 등 최신 IT 트렌드와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7개 '트랙'을 학생이 원하는 대로 직접 설계할 수 있다.

서강대도 지난해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 신설한 인공지능학과와 SK하이닉스와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에서 제1전공자가 아니라도 다전공제로 이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융합 교육 시스템을 토대로 미래사회 학문과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통섭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게 대학 설명이다.

바이오헬스 같은 특화된 분야 실무 인재 양성을 강조하는 대학들도 있다. 단국대는 죽전·천안 캠퍼스에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의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79개 바이오 융합 강좌 신설과 관련 집중이수제 도입으로 바이오헬스 분야 인재 양성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학교 측은 설명한다. 유관기관, 민간과 협력해 2026년까지 2만5,000명의 바이오 인재를 양성한다는 방침도 밝히고 있다. 한국공학대는 현재 인공지능 융합 등 11개 신산업 분야 융합전공을 운영 중인데, 특히 '지능형 로봇' 분야는 전국 6개 대학과의 공유 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