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학교 공기순환기 구매·관리 개선해야”

이종일 2023. 7. 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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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식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 간담회 개최
시민단체 "저가 기기 입찰→성능 중심돼야"
학부모 "학교 관리비 부담, 필터 관리 부족"
교육청, 필터 교체예산 마련·학교 점검 추진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교육청의 학교 공기순환기 구매·관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학부모·전문가 요구가 제기했다.

신충식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이 19일 의회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공기순환기 구매·관리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은 학생 건강을 위해 이같이 주장했다.

신충식(맨 오른쪽)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이 19일 의회 세미나실에서 ‘공기순환기 구매·관리 제도 개선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의회 제공)
“제품 구입 시 성능 중시해야”

간담회에 참여한 시민단체 ‘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 천지연 위원은 “인천 학교 사례를 보면 공기순환기 구매방식 문제로 본래 사업목적인 아이들의 건강권을 지켜주려는 취지가 퇴색되고 오히려 소음 등으로 아이들의 학습에 방해가 된다”며 “업체들 배 불리기로 인한 예산낭비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은 “인천은 성능이 뛰어난 기기가 선정되기 어렵고 오히려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저가의 기기가 우선 입찰되는 구매방식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만 돼 있으면 성능이 떨어지고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제품이라도 구입이 가능하다”며 “교육지원청이 공기순환기를 구입해주고 책임지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기기 구매 전에 학교가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가 선정 시 중소기업 제품, 지역 우선 제품, 여성기업 우선 제품, 신생기업 제품 등 성능과 관계없는 부분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폐기해야 한다”며 “조달청 기준을 바꾸기 어렵다면 인천교육청이 선제적으로 기기 성능과 관계없는 가산점 제도를 폐기하고 오로지 아이들 건강만을 고려해 성능이 우수한 제품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로 참여한 송근호 대한설비공학회 환기부문 위원은 “인천은 지역교육지원청이 학교 노후 공기순환기 교체사업을 하면서 나라장터를 통해 제3자단가계약 방식으로 기기를 구입해준다”며 “이때 가격이 싸고 인천업체를 우선시하는데 그러면 우수제품을 설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 위원은 “제품 구입 평가항목에 성능기준을 포함해야 한다”며 “지역교육지원청이 대신 구입해주는 방식보다 학교가 직접 구입하거나 인천교육청이 책임감 있게 직접 구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있는 학교 공기정화장치 관리 현황 공개를 인천지역 학교들이 하지 않고 있다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승분(오른쪽서 3번째) 인천시의원이 19일 의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공기순환기 구매·관리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공기순환기 관리 지원·점검 시급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공기순환기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흥주(청라시민연합 부대표) 인천 서구 청호초중학교 운영위원장은 “학교에 설치된 공기순환기가 애프터서비스(AS) 기간 2년이 지나자 모터 소음 문제가 생겼다”며 “기기 1개당 모터 교체비로 60만원이 필요한데 학교 운영비로 지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교육청이 공기순환기 수리비를 지원해줘야 한다”며 “제품 선정 시 AS 관리가 잘 되는 업체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교에서 제품을 판 업체에 AS를 요청하면 잘해주지 않는다”며 “교육청이 요청해야 업체가 AS를 적극적으로 해주는 것도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조은혜(청라맘스 대표) 서구 해원초교 운영위원은 “해원초는 2012년 교실에 공기순환기가 설치됐는데 10년이 지나 구형모델이 됐다”며 “교사들은 공기순환기가 설치돼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기순환기 필터 관리가 잘 안돼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필터 관리를 업체에 맡길 수 있게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분 인천시의원은 “공기순환기를 구입할 때 값이 싼 것을 지양하고 성능 중심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유지관리비는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기춘 인천교육청 체육건강과장은 “공기순환기 필터 교체 예산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교가 공기순환기 필터를 제때 교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충식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이 교육청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학생들이 미세먼지 피해를 입지 않게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 교육청 직원들도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종일 (apple2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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