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2분기 실적 발표서 韓 계정공유 유료화 입 열까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 광고 요금제 개편 효과 등 언급 주목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넷플릭스가 19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2분기 구독자 수가 전 분기보다 약 180만명 증가했다는 금융업계 전망이 나왔다.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100여개국 이상 확대 적용했으나 정책 반발에 따른 구독자 이탈보다 신규 가입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유료화 조치 효과를 확인한 넷플릭스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한국, 일본 등 유료화 조치 미시행국에도 적용 의사를 밝힐지 주목된다.
18일 AP통신 등 외신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을 인용해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2분기에만 약 18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분기를 제외하고는 분기마다 구독자 수를 늘려왔다. 하지만 이번 분기 구독자 수는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라 업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 미국 등 전 세계 100여개국(일부 국가 해외 속령 등 포함)에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시행했다. 유료화 정책은 한 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 공유를 원할 시 계정 소유자가 월 구독료에 추가 수수료를 더 내는 정책을 말한다. 앞서 지난해 3월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중남미 3개국에 시범 도입했으며, 올해 2월 뉴질랜드, 스페인, 캐나다, 포르투갈 등 4개국으로 시행 지역을 넓혔다.
업계는 유료화 정책에 따른 일부 이용자의 구독 취소 등 반발이 있겠으나 오히려 유료 가입자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유료화 조치 후 가입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유료화 조치를 안내한 5월23일 이후 4일간 일일 평균 가입자 수는 약 7만3000명을 기록했다. 시행 전 60일 평균보다 102% 증가한 수치다.
특히 26일과 27일에는 약 1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 수를 보였는데 안테나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일일 가입자 수를 조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한국 등 유료화 조치 미시행국에서의 향후 시행 여부도 관심사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주서한에서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 시기를 1분기 말에서 2분기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5월 미국 등을 포함해 유료화 조치 시행국을 늘렸으나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일부 국가와 동·남유럽 일부 국가(그리스, 슬로바키아 등),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는 대상국에 빠져있었다.
지난달 22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CEO)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유료화 정책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당시 서랜도스 대표는 "세계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라 오늘 특별히 발표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계정 공유 시행국을 연내 더 확대하겠다고 밝히면 한국 구독자들이 친구와 함께 계정을 무료로 공유할 수 없을 가능성도 더 커질 수 있다.
베이식 멤버십 삭제 이유, 광고 요금제 개편 효과도 말할까
미 작가·배우 동시 파업 악재 맞은 OTT 업계, 넷플릭스의 대응 전략은?
넷플릭스가 최근 캐나다에 베이식 멤버십 신규 가입을 중단한 이유와 광고 요금제 개편 효과도 설명할지 주목된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캐나다에 베이식 멤버십을 폐지하면서 신규 회원은 앞으로 스탠다드(월 16.49캐나다달러, 약 1만6300원)와 프리미엄(월 20.99캐나다달러, 약 2만800원), 광고형 스탠다드(월 5.99캐나다달러, 약 6000원) 등 세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이러한 요금제 개편이 광고 요금제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2분기에 광고 요금제인 '광고형 베이식'을 '광고형 스탠다드'로 바꿨다. 최대 화질을 풀HD(1080p)로 높이고 동시 접속 가능 인원을 2명으로 늘리는 등 기능을 확대했다. 4월 스페인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5월에 한국 등 광고형 멤버십을 도입한 12개국에 모두 적용했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보이게 하고자 광고 요금제를 개편했다고 말했는데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넷플릭스가 미국 로스앤젤로스에서 진행 중인 미국 작가·배우 동시 파업과 관련해 대응 전략을 언급할 지도 주목된다.
지난 14일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의 고용계약 협상 결렬로 파업에 돌입했다. 시청자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 감독, 배우 등에게 지급하는 로열티인 재상영분배금 정산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다.
이미 같은 이유로 지난 5월 미 작가조합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배우까지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부 드라마, 영화는 촬영을 중단하게 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신작 제작이 늦어져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파업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에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과는 달리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즌5' 제작이 무기한 연기됐지만 한국 작가·감독, 배우가 참가하는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분석가 로스 베네스는 지난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의 경우 파업 영향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덜할 수 있다"며 미국 내에서의 신작 제작이 밀리면 해외에서 제작된 작품에 의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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