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독점 깨진다 … ATS 시동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7.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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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넥스트레이드 예비인가
내년 본인가 후 운영 개시
해외선 수수료 인하 등 효과
국내 투자자 편익 커질 듯

70여 년간 일원화돼온 주식 거래 시장이 처음으로 대체거래소(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를 맞는다. 국내 증권사·증권유관기관 등이 출자해 만들어진 ATS '넥스트레이드'가 금융당국의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및 학계에서는 ATS 도입으로 거래수수료 인하 등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금융위원회는 "넥스트레이드의 ATS 투자중개업을 예비인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비인가는 2013년 관련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초의 ATS 예비인가다. 금융위는 "넥스트레이드 예비인가 심사 결과 자본시장법령상 모든 인가 요건을 충족했고, 외부평가위원회도 동사가 ATS 투자중개업을 영위하기에 적정하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넥스트레이드는 안정적인 전산 시스템 구축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해 예비인가일로부터 18개월 이내에 본인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금융위에서 본인가(1개월 내 심사)를 받으면 영업 개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비인가는 금융당국이 ATS의 대주주 및 자기자본 요건,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 규정, 전산 시스템 개발 계획 등을 승인하는 단계다. 넥스트레이드는 본인가,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를 거쳐 본격 운영에 돌입한다. 시기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넥스트레이드가 정식 출범하면 국내 최초 ATS가 된다. 1956년 이래 이어진 한국거래소의 독점적 지위가 해체되는 것이다. ATS는 시장 참여자가 정규거래소 외에서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뜻한다. 자본시장 매매체결 기능에 경쟁을 도입해 거래수수료, 매매체결 속도, 거래 시간 등 측면에서 서비스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인적·물적 자원과 전산 시스템을 구비해 예비인가를 준비해왔고 본인가 취득에 문제가 없도록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수 대표

넥스트레이드에 출자한 법인은 증권사 26곳, 증권 유관기관 4곳, 정보통신(IT) 기업 4곳 등 총 34개사다. 금융투자협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8개사가 발기인을 맡았다. 초대 대표로는 김학수 전 금융결제원장이 선임됐다. 국내에서 ATS에 대한 논의는 10여 년 전에 시작됐다. 2013년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가 처음 마련됐지만 자기자본 요건, 주식 소유 및 거래 대상 등에 대한 엄격한 제한 때문에 진척이 없었다. 2016년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통해 일정 요건을 완화한 후에야 설립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넥스트레이드 법인이 설립됐다.

ATS의 자본금 요건은 200억원이다. 매매 체결의 중개 업무만 하지 않고 직접 매매 업무도 취급할 경우에는 인가 요건이 300억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 넥스트레이드의 자본금은 1461억원이다. 미국·호주·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이르면 1998년부터 ATS가 운영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2007년 ATS가 처음 도입됐다. 이후 기존 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고 이들은 수수료를 인하함으로써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2021년 말 기준 총 58개의 ATS가 운영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8%, 유럽에서는 18%, 일본에서는 8%의 증권 거래가 ATS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증권업계 및 학계에서는 ATS 도입 이후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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