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타깃' 종목, 이례적 급등 속출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7. 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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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로 빌린 주식 갚으려고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올라
외국계 기관 '숏 커버링' 많아
주성엔지니어링·코스모화학
공매도 잔액 비중 높은 회사
업종 가리지 않고 몸살 겪어

2차전지 테마주 가운데 하나인 금양 주가가 이달 109.6% 폭등했다. 주가를 밀어올린 원인으론 '숏커버링'이 지목됐다.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빌린 주식을 갚으려고 금양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금양은 지난달 9일부터 코스피200에 신규 편입돼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이전부터 시장에선 2차전지 사업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금양에 대해 주가 고평가 논란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금양 주가가 신고가를 달리면서 공매도 투자자는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지난달 말 158만주에 달했던 금양의 공매도 잔액 수량은 이달 14일 64만주로 60% 감소했다.

최근 이처럼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 가운데 숏커버링 수요가 집중되면서 갑작스러운 급등세를 보이는 종목이 나타나고 있다. 숏커버링이 주가를 끌어올린 테마는 금양을 비롯해 '에코프로 현상'으로 대표되는 2차전지 업종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은 14일 기준 4.95%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록한 6.94%에서 큰 폭으로 낮아졌다. 잔액 수량은 166만539주에서 131만8766주로 줄었다. 공매도 청산이 대거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 주가는 이달 들어 48% 급등했다. 한꺼번에 숏커버링 수요가 몰리면서 주가가 폭등하는 '숏스퀴즈'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이달 주가가 45%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액 비중은 14일 기준 5.3% 수준이다. 주가가 연일 폭등한 18~19일 이틀간 외국인 투자자가 에코프로비엠을 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점을 미뤄볼 때 대규모 숏커버링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종목에 대해 숏커버링을 하는 주체는 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로 알려졌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 대량 보유자'로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외국계 기관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급적 변수에 따른 주가 과열이 계속되자 전문가들 역시 적정 주가 산출을 위한 분석을 포기하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리서치센터에서 활용하는 밸류에이션 모델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이라며 "일부 애널리스트는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2차전지 테마 외에 다른 종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17일 하루에만 13% 급등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공매도 잔액 비중은 14일 기준 8.24%로 코스닥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11.4%, 15.9% 상승한 SK네트웍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비슷한 사례로 분석된다. 이들 종목 역시 공매도 잔액 비중이 각각 4%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매도 세력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대차잔액 금액은 18일 기준 4조9532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9조7620억원)와 LG에너지솔루션(5조4762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에코프로가 4조838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요한 만큼 대차잔액이 많으면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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