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허준이 교수 "제2 韓수상자 10년 안에도 가능"

윤현성 기자 2023. 7. 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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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수학자 가운데 뛰어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적당한 연구 환경만 주어진다면 10년 안에도 뛰어난 연구 성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 목표에 대해 허 교수는 "20년 내 필즈상 수상자 배출은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 후 단계에 진입하는 한국 수학자들 중 뛰어난 분들이 정말 많다. 적당한 연구 환경만 그들에게 주어진다면 향후 20년이 아니라 10년 안에라도 뛰어난 연구 성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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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개소…20년 내 필즈상 배출 목표
"적당한 연구 환경만 주어진다면 10년 안에도 가능"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허준이 교수가 19일 서울 동대문구 수림문화재단 스페이스1에서 열린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개소식에서 '같음과 다름'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3.07.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최근 한국 수학자 가운데 뛰어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적당한 연구 환경만 주어진다면 10년 안에도 뛰어난 연구 성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한국계 수학자 중 최초로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향후 우리나라 수학계의 긍정적인 발전을 전망했다.

허 교수는 19일 서울 홍릉 수림문화재단에서 열린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개소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 이름을 딴 연구소가 부담되기도 하고 조금 낯 뜨겁기도 하지만 좋은 연구 환경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준이 교수 "뛰어난 한국 수학자들 多…20년 내 필즈상 배출 충분히 실현 가능"

이날 공식 개소한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는 지난해 국제수학연맹(IMU)이 우리나라 수학 국가등급을 전세계 12개국밖에 없는 최고 등급으로 상향하고, 허 교수가 필즈상을 수항하는 쾌거를 이룬 것을 계기로 추진됐다.

기존 고등과학원의 수학난제연구센터를 확대·개편한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센터는 '연구혁신', '미래인재 양성', '글로벌 연구 거점화' 3대 전략 하에 20년 이내에 허 교수의 뒤를 잇는 새로운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목표에 대해 허 교수는 "20년 내 필즈상 수상자 배출은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 후 단계에 진입하는 한국 수학자들 중 뛰어난 분들이 정말 많다. 적당한 연구 환경만 그들에게 주어진다면 향후 20년이 아니라 10년 안에라도 뛰어난 연구 성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 교수는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소가 문을 연 만큼,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연구소에서 후학들과 자연스럽게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기하학자들의 직관이 많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기하학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공동 연구도 추진할 것"이라며 "제가 (프린스턴대에서) 지도하고 있는 학생이나 함께 연구 중인 동료들도 이번 여름 한국 연구소에 초청해서 같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구소 개소식에서는 올해부터 첫 시행되는 허준이 펠로우십으로 선정된 청년 수학자들에 대한 임명자 수여식도 진행됐다. 허준이 펠로우십은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 기반이 된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 펠로우십을 벤치마킹했다. 국내외 소속기관에 관계없이 긴 호흡과 시야를 가지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만 39세 이하 청년수학자에게 최대 10년 간 연 1억2000만원 내외를 지원하게 된다.

허 교수는 첫 허준이 펠로우십 임명자들에게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 임명된 세 분다 너무 잘하고 계시고 훌륭한 분들이라 특별히 제 조언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다"며 "응원을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항상 열심히 공부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음과 다름' 주제로 특강도…기하학 난제인 '재구성 추측' 소개

허 교수는 이날 개소식에서 '같음과 다름'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최근 고민 중인 수학 난제인 '재구성 추측(재건 추측·Reconstruction Conjecture)'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허 교수는 같음과 다름이라는 주제에 대해 "현대수학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개념은 '동형(Isomorphic)'이라는 개념"이라며 "동형은 어떤 범주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데, 우리가 이 '같음과 다름'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하는 게 얼마나 서툰지를 보여주는 문제 중 하나가 재구성 추측"이라고 밝혔다.

재구성 추측은 아직 명확히 정리된 국내 논문이 없을 정도로 난해한 문제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두 그래프 사이의 추측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프에서 변 하나를 제거해서 얻은 모든 가능한 부분그래프들의 중복집합을 통해 원래 그래프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허 교수는 "재구성 추측은 제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가 실패한 여러 난제 중 하나다. 기하학적인 질문이 막연해서 어디를 어떻게 봐야할지도 모르기도 했다"며 "이는 우리 인간의 경이로운 무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난제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오랫동안 생각하는 법에 대해서 배우고 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허준이 교수는 지난 2022년 7월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수학계에 중요한 공헌을 한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조합 대수기하학을 통해 조합론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토대가 더욱 확장되도록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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