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비호감도 같아···선거 얼굴 바꾸는게 민주당 카드”

윤승민 기자 2023. 7. 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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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과거 총재 시절 대통령보다 더해”
“정치가 이대로 가면 공동체 미래가 암담”
여야 청년 정치인 주도 ‘새로운 질서’ 포럼 토론회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오른쪽)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교체와 정치복권 원로·미래와의 대화’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9일 “응급수술하지 않으면, 정치가 이대로 가면 공동체 미래가 암담하다”며 야당과 소통하지 않는 윤석열 정부 및 국민의힘, 정치개혁 의지가 없는 더불어민주당을 함께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새로운 질서 포럼’ 주최로 열린 ‘정치 교체와 정치 복원, 원로·미래와의 대화’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새로운 질서 포럼은 여·야 청년 정치인들이 주도해 꾸린 초당적 포럼으로 이날 첫번째 세미나를 열었다. 당초 참석할 예정이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유 전 총장은 먼저 선거제 개편이 지지부진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정치개혁을 하겠다면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의까지 했는데 (지금은) 선거제 개혁에 열의를 갖고 있는 것이냐”며 “내가 보기에는 미심쩍다. 특정 후보를 꼬시려고 한 수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0대 대선 직전인 지난해 2월27일 의원총회를 열어 위성정당방지법,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는 정치개혁을 앞세운 김동연 당시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현 경기지사)와의 단일화를 앞두고 이뤄졌다.

유 전 총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하는 국회의원 의석 30석 축소에 대해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국회의원 세비와 의석을 줄이자고 하는 것만큼 천박한 포퓰리즘은 없다”고 비판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양당이 만든 위성정당을 두고 “국민의힘은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에) 동의 안 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저쪽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이유로) 천벌 받을 짓을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최근 국회 상황을 두고 “타협이란 게 없다. 거부권만 있다”며 “국회에 대통령실이 개입하면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19·20대 국회에서도 국회 내에서는 타협점이 나왔지만 청와대에서 개입해서 (타협이) 파기되는 걸 많이 봤다”며 “지금도 대통령실이 관여 안 하고 (국회에) 맡겨 놓으면 상당 부분 타협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당에 대한 장악력은 옛날 총재(를 겸하던 대통령)시절보다 더 한 것 아닌가”라며 “야당 대표를 (취임) 1년이 넘도록 안 만나는 것도 헌정사에 없는 특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치학자들이 ‘헌정 체제가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게 윤 대통령의 시대적 역할’이라는 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야 간 타협해서 법안이 만들어지면 ‘누더기 입법’이라며 양당 지지자들에게 욕을 먹는데, 서로 양보하니까 누더기가 되는 것”이라며 “잘 몰라도 누더기로 기운 옷이 튼튼하다. 요새는 누더기가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결된 간호법 제정안을 두고는 “민주당이 타협할 여지가 있었을 것 같은데, 더 양보해서 타협을 이뤄내려는 노력이 있었으면 싶었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최근 제3당 움직임에 대해 “심정 같아서는 3당이 와서 양당을 확 휩쓸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면서도 “양당에 대한 실망은 높은데 시대적 명분이나 흐름, 과연 민심이 (호응)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예상하면서는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는 정당이 망한다. 21대(총선 때) 황교안(당시 미래통합당 대표)이 강성(지지층)에 끌려다니다가 패했다”며 “국민의힘은 태극기부대에 끌려간다고 비치지 않는다. 이쪽(민주당)은 개딸에 휘둘린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호감도가 같다”며 “저쪽(국민의힘)은 불변이지만 이쪽(민주당)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선거에 얼굴이 될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카드”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20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뒤 20대 국회 후반기 사무총장을 지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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