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금맥 캐자" 印尼로 달려가는 K제약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3. 7. 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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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제약 시장 30% 차지
2025년 4조6천억 규모 예상
혈액제제 100% 수입에 의존
SK 이어 녹십자 현지 공장
대웅, 네 번째 현지법인 설립
종근당·동아에스티도 진출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달려가고 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제약 시장 중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라는 '기본기'에 더해 고령화 등으로 제약 산업 성장세가 기대되는 '전망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30억달러(약 3조8000억원) 수준이던 인도네시아 제약 산업 매출은 2025년 37억달러(약 4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 중인 혈액제제 생산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한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혈액제제 플랜트 건설과 기술 이전에 대한 사업권을 최종 승인받았다. GC녹십자는 올해 1월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정부와 세부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어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적십자 및 현지 제약사 트리만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사 등과 3자 간 혈장 공급 MOU를 맺은 만큼 조만간 본계약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본계약 체결 이후 투자 규모 등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라즈마는 이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혈액제제 플랜트 착공을 시작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혈액제제 플랜트 설립 관련 승인을 받고 3개월여 만에 발 빠르게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연간 100만ℓ 혈장 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2025년 가동이 목표다. 현지 기업 등과 조인트벤처(JV)를 만들어 3000억원가량을 공장 건립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혈액제제를 중심으로 굵직한 인도네시아 진출 사례가 이어지는 것은 현지 수요와도 맞물려 있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의약품 수요와 소비가 많고, 아세안 제약 시장에서 점유율 27%를 차지하는 대형 시장이다. 하지만 혈액제제의 경우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혈액제제는 과다 출혈에 따른 쇼크, 혈우병 등 다양한 분야의 필수 치료제로 사용된다. 이번 혈액제제 플랜트 건설과 기술 이전 사업으로 혈액제제 자국화를 이룬다는 게 인도네시아 정부 측 구상이다.

국내 제약사에도 인도네시아 시장은 매력도가 높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인도네시아 제약 시장에 대해 "세계 4위 인구수와 고령화, 건강보험 시행 등을 바탕으로 제약 산업 매출이 2021~2025년 연평균 5.5% 올라 2025년 37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4년 국민건강보험 의료 서비스가 시행되고, 2015년에는 제약 산업이 국가 주력 육성 대상에 포함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제약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어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종근당 등 정통 제약사도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제약 시장의 잠재력을 주목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인도네시아 공략에 나선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 보톡스 관련 법인 '셀라톡스바이오파마'를 세웠다. 2005년 자카르타에 설립한 인도네시아 지사와 2012년 수라바야에 세운 합자회사 대웅인피온, 2021년 설립한 대웅바이오로직스 인도네시아에 이어 4번째 현지 법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대웅제약이 현지 최초로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구축한 지역으로, 대웅제약 현지화 전략의 선봉장에 서 있는 국가로 꼽힌다. 종근당도 2015년 현지 제약사 오토와 합작법인을 세우며 인도네시아 공략에 본격 나섰다.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동아에스티도 2018년 현지 파트너사 컴비파와 공동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PT 컴비파 동아 인도네시아'를 지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의 경험치가 쌓이고, 인도네시아 정부도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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