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좌완 최대어’ 황준서, 좌타자로 나서 장충고 16강행 견인
20일 유신고와 16강전
장충고 좌완 황준서(3학년)가 본업인 투수 대신 타자로 깜짝 활약하며 팀의 16강행을 견인했다.
황준서는 1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32강전(2회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준수한 선구안과 기습 번트를 선보이며 타자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날 2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황준서는 볼넷을 골라내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장충고는 양승완(3학년)의 무사 1·2루 희생 번트 가운데 나온 실책으로 선취점을 올렸고, 장진혁(1학년)과 안요원(3학년)도 볼넷을 골라내 밀어내기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이어 김재익(3학년)이 1사 만루 기회에서 희생플라이를 날려 장충고는 3-0으로 앞서나갔다.
황준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3회 2사에서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또 한 번 볼넷을 얻어내며 두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이번엔 득점하진 못했지만, 날카로운 선구안을 과시했다.
황준서는 내친김에 안타도 생산했다. 장충고가 4-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황준서는 기습적인 번트를 시도했다. 타구는 오른쪽 방향으로 애매하게 흘러가 투수를 지나갔다. 황준서는 재빠르게 1루를 향해 내달리며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후 장진혁이 1사 2·3루에서 희생타를 쳐 장충고는 5-0으로 격차를 벌렸다.
장충고는 6회초 군산상일고에 2점을 내줬지만, 7회말 1사 1·2루에서 터진 김민찬(3학년)의 좌중간 3루타와 몸에 맞는 공 등을 묶어 4점을 몰아치며 9대2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대회에선 8강전까지 7·8회에 7점 차 이상이 나면 콜드게임승이 선언된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황)준서는 원래 야수로 데리고 왔다. (타자로서) 실전도 해봤다. 원래 방망이를 잘 휘두른다”면서 “주축에 있던 선수들이 몸살·감기 등으로 빠져 준서를 내보내게 됐다. 점수가 벌어져 (콜드게임승을 거둬) 준서를 마운드에 올리진 않게 됐다”고 말했다.
황준서는 “동료들한테 피해를 안 주고 열심히 뛰려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출루, 안타, 득점을 해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 나가면 타점까지 욕심 내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원래 중학교 때부터 타자로서 자부심이 있었다. 남은 기간 동안 좋은 성적으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웃었다.
올해 9월 열리는 2024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황준서는 마산용마고 우완 투수 장현석(3학년)과 함께 고교 최대어로 꼽힌다. 앞서 대회 전 청룡기 53개 참가 팀 감독이 뽑은 ‘기대되는 투수’ 1위(21표)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엔 침착한 선구안과 타격 센스도 뽐내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황준서는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겠다”고 했다.
2020년 우승팀인 장충고는 20일 대회 16강전(신월야구장)에서 작년 우승팀 유신고와 8강행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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