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연기적 한계 인정 쉽지 않고 좌절하게 해...내 약점 염정아가 보완" [인터뷰M]
류승완 감독의 호쾌한 해양 범죄 액션 오락영화 '밀수'에서 화끈한 '조춘자'를 연기한 김혜수를 만났다. 열네 살에 식모살이부터 시작해 돈이 되고,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온 '춘자'는 아버지가 선장인 '엄진숙'과 함께 동네 해녀들과 함께 밀수판에 가담, 본격적으로 큰 판을 키우게 되는 인물이었다.
캐릭터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가 작품을 선택하는데 더 중요하다는 김혜수는 "어릴 때는 힘든 역할, 새로운 도전에 끌렸다. 그래야 성장한다고 생각해서다. 지금은 모든 걸 다 배제하고 그때 그 당시에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하는 편이다. '밀수'의 경우 류승완 감독의 영화라는 것, 이 속의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결정했다."라며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여성 투톱의 상업영화여서 선택한 건 아니고, 이 영화를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라며 여성이라는 젠더 프레임으로 가둬두지 않기를 당부했다. "처음 영화를 이해했을 때와 완성본을 봤을 때도 다양한 캐릭터의 향연이었다. 70년대 당시의 인물 군상들의 앙상블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그중에서 제가 연기한 '춘자'와 염정아가 연기한 '진숙'의 우정 이상의 관계가 중요하게 보이긴 하지만 이걸 여성 투톱이라고 단정하거나 규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라며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며 김혜수는 "내가 작품을 선택하고 제작사가 날 선택했을 때 서로 하기로 한 걸 제대로 했는지, 그게 제가 가져야 할 책임감이라 생각할 뿐. 그 이상의 의미는 모르겠다."라며 100억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 상업영화에 여성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가지는 특별한 책임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답했다.
김혜수의 말처럼 영화 속에서 염정아와의 케미는 우정 이상의 것이었다. 그는 "'진숙'(염정아 분)의 경우 군천이라는 소도시에서 아버지가 선장인 금수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로서 의리 있고 책임감 있고 전체 해녀들의 생계를 생각하는 덕목을 갖춘 인물이다. 반면 '춘자'는 근본이 없는 캐릭터다. 고아에 떠돌이인 '춘자'에게 '진숙'은 처음으로 생존이나 안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따뜻하고 큰 인물로 가족이자 그녀의 전부인 존재였을 것."이라며 '조춘자'에게 '엄진숙'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설명했다.
캐릭터적으로도 각별한 관계였지만 김혜수는 염정아에 대해 배우로서도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배우라도 완벽할 수 없고, 배우마다 장단점이 있다. 오래 연기를 하면서 좋기도 하지만 괴롭기도 한 게 모니터를 볼 때마다 나의 한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어릴 때는 아직 경험치가 적어서, 내 삶이 편협해서 안 되나 보다 생각해서 배우로서 더 매진하고 인간으로 열린 마음을 가지면 연기가 나아질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가 알고 느끼는 것과 표현하는 건 전혀 다른 것이더라. 그 한계를 알고 인정하는 게 쉽지 않다. 채우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데 내 연기의 성장이 정비례하지 않으면 굉장히 좌절하게 된다."라며 배우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점이 힘든지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며 "내 한계를 조금이라도 보완해 줄 수 있는 건 나의 파트너의 도움을 받을 때더라. 그게 감독님이기도 하고 스태프이기도 하고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이도 하다. 특히 나의 상대역으로 연기하는 배우들에게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염정아는 오랜 경륜이 있고 다채로운 활동을 해왔다. 날카로운 이미지지만 그녀만의 인간미를 보일 수 있는 내공이 있는 배우다. 제가 아직도 더디게 성장하고 끝까지 극복 못할 수도 있는 약점을 염정아가 보완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기대가 컸다. 이번에 제대로 만났고 제대로 함께 했다."라는 말로 염정아에 대한 극찬을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연기자에 대한 칭찬은 직접적으로 너무 잘했다는 말로도 할 수 있고, 날 많이 도와줬다는 말로도 할 수 있지만 김혜수의 화법은 더 특별했다. 자신에게 어떤 점이 부족한지를 한 톨 숨김도 없이 드러내면서 그걸 보완해 준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김혜수와 더불어 염정아까지도 함께 참 좋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수는 이런 식으로 주변 사람들을 칭찬해 주고 보듬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 좋은 선배'라고 하는 후배들이 많아지고 그녀와 함께 작품을 했던 사람마다 김혜수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다. "어쩌다 보니 나이가 너무 많아졌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일 뿐. 어른스러움이 나이와 함께 장착되는 건 아니더라."라며 자기는 어른스러운 사람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김혜수다. 그러며 "어른이 마음을 연다고 후배들이 편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후배들이 먼저 마음을 열어줘야 모두가 편해진다. 이번에는 고민시를 비롯, 해녀를 연기했던 후배들이 똘똘 뭉쳐서 현장을 이끌어갔다. 내가 너무 고마웠다."라며 후배들 덕에 현장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겸손한 말을 했다.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밀수'는 7월 26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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