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취소했다고 야구방망이 들고 식당 찾아간 20대 남성 벌금형

자신의 배달 주문을 받지 않았다고 해당 음식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찾아갔다간 남성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내렸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판사는 특수협박미수 혐의로 기소된 송모(27)씨에게 지난 12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송씨는 지난해 7월 야구방망이를 휴대한 채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에 찾아가 점주 A씨에게 겁을 주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송씨는 사건 당시 이 음식점에 배달앱으로 주문을 넣었는데, 점주 A씨는 주문 요청사항이 조롱하듯 적힌 것을 보고 그의 주문을 두 차례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씨를 ‘블랙 컨슈머(악의적 소비자)’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화가 난 송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반말로 “곧 찾아갈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라고 소리친 뒤 야구방망이를 들고 택시를 탔다. 음식점 앞에 내린 송씨는 A씨 신고로 출동해 기다리고 있던 경찰관들에게 검거됐다.

송씨 측 변호인은 A씨와 통화로 실랑이는 했지만 욕설이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를 한 적이 없고, 야구방망이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송씨 자신을 보호하려고 준비한 것이지 협박의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A씨의 음식점 앞에서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경찰관들에게 검거돼 특수협박죄 미수범의 구성 요건인 실행의 착수에 나아가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법리상 적정한 주장이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자기 보호를 위해 야구방망이를 소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변명은 구체적인 상황 및 경험칙에 비춰 납득하기 어려워 받아들일 수 없다”며 “피고인의 무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