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제자와 성관계한 30대 여교사 ‘집행유예’

자신이 근무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30대 기간제 여교사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 11부(재판장 이종길)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중순부터 6월 사이 자신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는 고등학교의 학생 B군과 11차례에 걸쳐 성관계하거나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남편이 A씨가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성적 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민원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남편은 아내의 부인과 관련 질환으로 외도를 의심해 직접 차량 블랙박스, 여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남학생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확인했다. 남편은 이혼으로 상황을 정리하려 했지만 A씨의 비협조로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남편은 신고 이후 A씨와 A씨 가족이 자신을 “비꼬고 조롱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온라인 상에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피해 학생이 18세 미만이어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지난해 사건이 알려지자 해당 학교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를 퇴직 처리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B군이 만 17세로 성적 가치관이나 판단 능력을 갖춘 상태로 보기 어려우며 A씨가 교육자로서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만큼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된다”면서도 “B군 부모와 합의한 점, B군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