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불거진 '슈링크플레이션'…만두 이어 젤리 용량 줄었다

임현지 기자 2023. 7. 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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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업계 가격 인하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가격을 평균 7%씩 인상한 바 있는데, 당시 편의점에는 이를 적용하지 못해 올 하반기에 용량을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원부자재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정부 가격 인하 압박까지 더해져, 결국 용량 축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기업 측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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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점에 진열된 하리보 제품. 사진=임현지 기자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식품업계 가격 인하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현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구미 젤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하리보가 이달 중순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일부 중량을 20% 가량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기존 100g 제품은 80g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대상 제품은 '하리보 사우어웜즈', '하리보 해피콜라사워', '하리보 믹스사워' 등 3종이다. 현재 개당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리보 가격 조정은 지난 2021년 12월 가격을 평균 11.1% 인상한 데 이어 1년7개월 만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전반적·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수량이나 무게,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보는 방법이다.

해태제과도 지난 11일부터 편의점에 입고되는 '고향만두' 2종 중량을 최대 16%까지 낮췄다. 이에 따라 고향김치만두는 450g에서 378g으로 16%, 고향만두는 415g에서 378g으로 8.9% 줄었다.

해태제과는 지난 1월1일에 만두 가격을 10%가량 올린 바 있다. 이번에 중량을 낮추면서 다시 한번 가격 인상 효과를 보게 된 셈이다. 회사 측은 "다른 제품보다 무거웠던 것을 원부자잿값 인상 부담에 따라 경쟁사 수준으로 낮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동원F&B 역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100g 제품을 하반기부터 90g으로 변경해 출시한다. 지난해 12월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가격을 평균 7%씩 인상한 바 있는데, 당시 편의점에는 이를 적용하지 못해 올 하반기에 용량을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는 입장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풍경. 사진=임현지 기자

지난해에는 오리온과 서울우유, 농심 등이 가격을 유지한 채 용량을 줄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오리온은 초콜릿 바 '핫브레이크' 중량을 기존 50g에서 45g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토핑 요구르트 '비요뜨' 용량을 기존 143g에서 138g으로 줄였다.

농심은 '양파링' 용량을 84g에서 80g으로, '오징어집'은 83g에서 78g으로 축소했다. 올해 4월에는 오비맥주 카스가 묶음 전용 상품 가격은 유치한 채 1캔 용량을 기존보다 5ml 줄인 370ml로 조정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기업 수익성 방어를 위한 우회로라는 평이 있는 한편,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이 함께 따른다. 올해는 원부자재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정부 가격 인하 압박까지 더해져, 결국 용량 축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기업 측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가격 인하 권고로 식품업계가 가격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인상'을 선언하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에 가격 인상 대신 용량 축소 및 재료 교체로 방향을 트는 회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식품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한 소비자 저항감을 줄이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가격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식품 용량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변화를 인지하기 어렵다"며 "식품업체는 사전 공지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와 시정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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