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개소…허준이 "수학과 인생엔 두가지 질문뿐"

박건희 기자 2023. 7. 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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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가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지 1년만에 '허준이 난제연구소'가 개관했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연구소 개관식에 참석해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선 허준이 교수는 "오랫동안 생각하는 법을 함께 배워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동안 국내·외 대외활동을 접고 수학 연구에 집중해왔던 허준이 교수는 오랜만에 연단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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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열린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개소식에서 '허준이 펠로우십'에 선정된 수학자들이 임명자를 받고 있다. 박건희 기자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가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지 1년만에 '허준이 난제연구소'가 개관했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연구소 개관식에 참석해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선 허준이 교수는 "오랫동안 생각하는 법을 함께 배워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년 이내 필즈상 수상자 배출'을 목표로 하는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가 19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KIAS)에 문을 열었다. 기존 KIAS 수학난제연구센터를 확대·개편한 것이다. 허준이 교수,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최재경 고등과학원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홍릉 수림문화재단에서 개소식이 진행됐다. 

한동안 국내·외 대외활동을 접고 수학 연구에 집중해왔던 허준이 교수는 오랜만에 연단에 섰다. 그는 '같음과 다름'을 주제로 강연했다.

허 교수는 별, 버섯, 조약돌, 비눗방울, 물방울 등의 사진을 차례대로 보여주며 "이들 사이엔 별다른 연결점이 없어보이지만, 한자리에 모아두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모두 6개씩 있다는 것"이라고 허 교수는 말을 이었다. 

허 교수는 "수학자의 관점에서 '어떤 대상이 6개 있다고 세는 것'은 대상 간에 전사함수(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세는 것), 단사함수(어떤 것도 여러 번 세지 않는 것)가 성립되는 일대일 대응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학자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대상을 공격적으로 단순화해 연결점을 찾는다"라고 덧붙였다.

허 교수의 강연은 현대수학의 개념인 '동형'으로 이어졌다. 수학에서 동형이란 모든 구조가 동일해 구별할 수 없다는 뜻이다. 허 교수는 "'재구성 추측'을 해결하려다 실패했다"며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려 거쳤던 오랜 생각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재구성 추측은 '변 하나를 제거해서 얻은 모든 부분 그래프들의 중복집합으로부터 그 그래프를 재구성할 수 있다'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문제다. 

허 교수는 문제를 풀던 과정에서 "집합, 그래프 등 서로 관련없는 수학적 개념 사이에도 비슷한 패턴을 발견했다"며 "어떤 연결고리가 있어서 이들이 같은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추측했다"라고 말했다. 그가 앞서 '같음과 다름'이라는 강연 주제를 밝히며, "공통점 없는 대상들을 단순화해 연결점을 찾는다"라고 설명한 것과 이어진다.

허 교수는 미국 수학자 하이먼 배스의 말을 인용해 강연을 마무리했다. "수학과 인생엔 단 두 가지 질문 뿐이다. 무엇이 참인가? 왜 참인가?"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오랫동안 생각하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개소식에서는'허준이 펠로우십'에 첫 번째로 선정된 라준헌, 박현준, 최인혁 고등수학원 박사후연구원이 임명장을 받았다. 펠로우십에 선정된 만 39세 이하 청년 수학자들은 최대 10년 동안 매년 1.2억원 내외의 연구 지원금을 받는다. 젊은 수학자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수학을 깊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허준이 펠로우십의 목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개소식 축사에서 "과거 한국은 수학의 불모지라 불릴 정도로 연구기반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다"며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는 우리나라 수학계의 제2의 성장을 위한 도전과 혁신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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