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체제 선전 활용 가능성”.. 과거 北억류 미국인에게 어떤 일이
주한미군 병사의 무단 월북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까. 북한이 전례 없는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7차 핵실험 및 추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사건이 미국에 외교적 골칫거리가 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 시각) CNN은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이 전날 공동경비구역(JSA)을 둘러보던 중 허가 없이 의도적으로 휴전선을 넘어 월북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그가 현재 북한에 구금돼 있으며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 측과 협력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엔군사령부도 “현재 북한이 해당 인원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몇 년 동안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북한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등 현재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CNN은 진단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월북한 킹이 어떤 군사 정보를 북한에 제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킹은 군인이자 미국시민으로서 북한에 강력한 대미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CNN은 보고있다. 과거 억류된 미국인을 데려오기 위해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직접 방북해 협상에 나섰던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킹을 미국에 돌려보내기 위해 북한이 무엇을 요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현재 킹의 신원을 조사하고 입북 동기와 배경, 자발적 월북의 진위 등을 따져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체제 선전을 목적으로 킹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北억류 미국인 사례 보니
BBC에 따르면 지난 2017년 7월 미 정부는 자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했으며, 해당 여행 금지 조치는 최소 올해 8월까지 연장됐다. 현재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서 “체포 및 장기 억류 등 미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한 심각한 위험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으로 여행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관광객, 학자, 대학생 등 다양한 미국 국민이 여러 차례 북한에 억류된 바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8년 10월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불법 입국하던 중 억류된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다. 이 남성은 북한 측 조사관들에게 자신의 방문이 한국과 북한 간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로렌스가 중앙정보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고발했지만, 그가 구금된 지 약 한 달 만에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석방을 촉진하면서 그를 석방했다. 이에 대해 미 관료들은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간 고위급 회담 이후 북한이 대미 관계 개선 노력 차원에서 풀어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009년 12월 24일 재미교포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이 입북하자 북한은 그를 억류하고서는 닷새 뒤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억류를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이후 억류 42일 만이던 2010년 2월 5일 조선중앙통신이 그의 석방 결정 소식을 전했고, 로버트 박은 다음 날 중국으로 풀려났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 장기 억류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북한에서 재판받는 경우였다. 2012년 11월 입북 및 억류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2014년 11월이 돼서야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가 대표적이다. 북한은 케네스 배가 반정부 활동을 위한 기지를 세우려는 시도, 금서 밀수, 반체제 인사 독려 등 북한 당국에 맞서 적대적인 행위를 했다며 여러 혐의를 적용했다.
2016년 단체 관광객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도 있다. 그는 5일간 북한을 둘러볼 계획이었는데, 호텔에서 체제 선전 포스터를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된 후 구금 2달 만에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억류 17개월만인 2017년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심각한 뇌 손상으로 미국으로 돌아온 지 6일 만에 병원에서 사망했다.
미군의 월북 사례로는 1965년 비무장지대(DMZ) 인근 미군 부대에 주둔하던 중 월북한 미군 하사 찰스 젠킨스가 있다. 그는 북한에 체류하는 동안 선전 영화에 출연하고 북한 간첩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하루에 최대 8시간 동안 북한 체제에 대한 사상교육을 받아야 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인 아내가 북한·일본 양국 합의에 따라 2002년 먼저 북한을 떠났고, 젠킨스는 2년 후인 2004년에야 북한을 떠나 일본에서 가족과 정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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