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앞둔 홍준표, 나흘 만에 고개 숙였지만…당내 기류 '싸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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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또 한 번 소속 정당으로부터 징계받을 위기에 놓였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 사과 직후 기자들과 만나 "뒤늦게 (사과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만시지탄의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속전속결식으로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여권이 직면한 수해 관련 비판 여론을 돌리려 '희생양'으로 삼았다거나, 과거 언행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홍 시장 측 반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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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사과에도 "만시지탄"…중징계 시 '희생양·괘씸죄' 반발 예상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또 한 번 소속 정당으로부터 징계받을 위기에 놓였다.
홍 시장은 경남도지사 시절이던 2015년 7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홍 시장이 이번에 징계 대상에 오른 건 '수해 골프' 논란 때문이다.
그는 충청·영남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주말(15일) 대구 한 골프장에 골프를 치러 갔다. 비가 내리면서 골프는 약 1시간 만에 중단됐다고 한다.
홍 시장은 당시 대구는 비 피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는 건 "견강부회"라고 반박했다. 또 당시는 '비상 2단계' 발령 상황이라 단체장은 담당 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된다는 규정을 지켰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며 "골프를 이용해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홍 시장 항변이 오는 20일 당 윤리위원회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당내 기류가 싸늘하다.
김기현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즉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그 직후 윤리위가 소집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원권 정지 정도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윤리위원들 사이에서도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 "드러난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부적절한 처신" 등의 반응이 나왔다.
홍 시장 태도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무슨 기죽고 '잘못했다'고 그럴 사람인가. 그런 (부적절한) 처신 한 일이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SNS에 "그래도 기차는 간다"고 적었다. '개가 짖어도'라는 말이 생략된 표현이다.
복수의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들은 "오만하고 부적절한 모습", "사태를 스스로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50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온 이번 수해가 여권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늑장 대응'이라는 야당 비난에 맞서 사태 수습에 진력하는 와중에 나온 홍 시장의 처신과 발언은 국민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인식이 당내에 팽배하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인간적으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공감 능력"을 강조하면서 "고위공직자 기본자세와 매우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자 홍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홍 시장 사과 직후 기자들과 만나 "뒤늦게 (사과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만시지탄의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은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와중에 골프 등으로 인한 물의를 빚었을 때 엄중히 대응한 전력이 있다"며 2006년 '수해 골프'로 물의를 일으켜 제명당한 홍문종 전 새누리당 의원 사례를 상기시켰다.
홍 시장 징계 결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 시장이 그동안 거친 언사로 당 지도부는 물론 동료 의원들과 크고 작은 충돌을 빚은 탓에 반감이 적지 않은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속전속결식으로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여권이 직면한 수해 관련 비판 여론을 돌리려 '희생양'으로 삼았다거나, 과거 언행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홍 시장 측 반발도 예상된다.
유 수석대변인은 "사과했기 때문에 윤리위가 판단에 어느 정도 참작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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