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 환자 가장 많은 질환은 뇌졸중"…美 존스홉킨스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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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진단이 잘못돼 매년 죽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입는 미국 환자가 79만5000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는 전국 오진율을 살핀 인구 통계가 없으나, 오진율이 가장 높은 질환은 폐암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오진 환자가 가장 많은 5가지 질환은 뇌졸중, 패혈증, 폐렴, 혈전, 폐암이었다.
오진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은 뇌졸중이었는데, 어지럼증 증상을 보여 찾아온 뇌졸중 환자에게 잘못된 진단을 내리는 사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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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진단이 잘못돼 매년 죽거나 영구적인 장애를 입는 미국 환자가 79만5000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는 전국 오진율을 살핀 인구 통계가 없으나, 오진율이 가장 높은 질환은 폐암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는 학교 온라인게시판을 통해 존스홉킨스 암스트롱 진단우수성센터가 17일 오진율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임상의, 연구원, 엔지니어, 데이터 전문가들이 모여 오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학제 연구를 하는 기관이다.
센터 연구원들은 매년 오진으로 약 37만1000명이 사망하고 42만4000명이 영구적인 장애를 겪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데이터는 이동진료소, 응급실, 입원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의 추정치와 유사하다.
의료인이 진단 시 오진을 할 확률은 11%였다. 심장마비는 오진율이 1.5%에 불과했지만 척추 농양은 62%로 매우 높았다. 심장마비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와 투자가 꾸준히 이뤄졌기 때문일 것으로 설명했다. 오진율을 낮추기 위한 지침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척추 농양은 발생 빈도가 낮은 질환인 만큼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그 만큼 오진율이 높아진다.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엠폭스(원숭이두창)의 초기 진압이 어려웠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 가능하다. 엠폭스는 이번 유행이 발생하기 전까지 아프리카에 한정해 환자가 발생하는 풍토병이었다. 아시아나 유럽 등에서 진료를 보는 의료인들은 해당 질환의 병변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았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엠폭스 환자는 다른 피부질환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았다. 이후 엠폭스가 크게 확산되면서 증상에 대해 잘 알려졌고 감염 의심 환자를 찾기 한결 수월해졌다.
이번 연구에서 오진 환자가 가장 많은 5가지 질환은 뇌졸중, 패혈증, 폐렴, 혈전, 폐암이었다. 오진으로 사망 및 영구 장애에 이른 환자의 40%가 이 질환들 중 한 가지를 앓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질환들에 대해 잘못된 진단을 내리지 않도록 의료인들이 좀 더 신경 쓴다면 보다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5가지 질환에 대한 진단 오류가 현재의 50%로 감소하면 영구 장애 및 사망 15만 건이 줄어들 것이란 평가다.
오진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은 뇌졸중이었는데, 어지럼증 증상을 보여 찾아온 뇌졸중 환자에게 잘못된 진단을 내리는 사례가 많았다. 연구진은 다른 질환에서 발생하는 어지럼증과 뇌졸중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구분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마련하고 의사들이 이를 잘 숙지할 수 있도록 의료환경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몸 한쪽에 마비가 생기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뇌졸중의 대표 증상이 나타날 땐 오진 확률이 매우 낮았다.
국내에서는 환자 오진율을 살핀 조사 결과가 없다. 대신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를 통해 폐암 오진이 특히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 2017~2021년 암 관련 의료서비스 피해구제 신청 건을 분석한 결과, 폐암이 19.1%로 가장 많은 오진이 발생하는 암으로 나타났다. 폐암은 이번 존스홉킨스 발표에서도 오진 환자가 가장 많은 5가지 질환에 속했다. 폐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은 암종이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도 기침, 가래 정도의 증상만 나타나 진단이 쉽지 않다.
연구진은 환자가 보이는 증상이 다른 질환의 증상과 유사할 때 오진이 자주 발생하며, 증상이 미묘할수록 오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추가검사에 소홀하거나 영상 등에 대한 판단 오류 등이 발생할 때 오진율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나 정확한 진단 지침과 이에 따른 충실한 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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