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6명 중 1명 의료용 마약류 처방… '좀비 마약' 펜타닐은 감소세

식약처, 2022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 발표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중 프로포폴 등 마취제가 가장 많은 환자에게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국민 2.6명 중 1명꼴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제와 최면진정제가 제일 많았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며 청소년층에서 마약 대용으로 남용되는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는 처방건수와 처뱡량 모두 감소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제조·유통·처방 현황을 담은 '2022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19일 발표했다. 의료용 마약류는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포함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는 1,946만 명으로, 2021년 대비 62만 명(3.3%)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약 5,100만 명)와 비교하면 2.6명 가운데 1명꼴이다. 식약처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관련 통계를 수집한 2018년 이래 최다 인원이다.

효능별로는 마취제(1,122만 명) 최면진정제(928만 명)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이어 항불안제(641만 명) 진통제(312만 명) 항뇌전증제(124만 명) 식욕억제제(121만 명) 진해제(65.6만 명) ADHD치료제(22.1만 명) 순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대가 406만 명(21%)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40대(384만 명, 19.9%)와 60대(374만 명, 19.3%)였다. 이어 30대 243만 명(12.5%), 70대 204만 명(10.6%), 20대 146만 명(7.5%), 80대 이상 116만 명(6%), 10대 이하 61만 명(3.2%) 순이었다. 식약처는 40대 이상에서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많은 것은 프로포폴이나 미다졸람과 같은 마취제가 건강검진 등 진단이나 간단한 시술에 자주 사용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오남용 우려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진통제와 식욕억제제는 지난해 처방건수가 전년 대비 각각 5.3%, 5.0% 감소했고, 처방량도 각각 3.6%, 0.8% 줄었다.

마약성 진통제 가운데 펜타닐 패치 처방은 2019년 이후 줄어들고 있다. 2019년 처방 121만2,900건(처방량 349만 개)에서 2020년 117만8,354건(342만 개)로 줄었고,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112만4,169건(339만 개)과 101만6,451건(308만 개)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당국의 오남용 방지 조치가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식약처는 오남용 조치 기준을 벗어나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에게 서면으로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개선 여부를 추적·관리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사·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사전알리미 제도를 운영하고, 과다 처방이 지속되는 경우 처방금지 등 행정조치하고 있다"며 "'마약류 오남용 감시단'을 주축으로 의심 사례에 엄정 대응하는 등 의료용 마약류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