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홍콩빌딩 투자’ 손실…2800억 투자자들 수습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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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의 홍콩 오피스 빌딩 투자가 사실상 '90% 손실'로 가닥을 잡으면서 펀드를 모집하거나 판매했던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투자자들도 원금을 조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빌딩 대출펀드를 판매했던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최근 해당 펀드를 90% 상각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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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의 홍콩 오피스 빌딩 투자가 사실상 ‘90% 손실’로 가닥을 잡으면서 펀드를 모집하거나 판매했던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투자자들도 원금을 조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빌딩 대출펀드를 판매했던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최근 해당 펀드를 90% 상각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손실 규모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자산 가치가 하락했을 것으로 보고 회계상 손실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 펀드에 20억원을 투자했던 한국은행 노동조합은 특별회계기금의 과반에 달하는 금액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특별회계 기금은 노조가 투쟁에 나설 때를 대비해 쌓아 놓은 돈으로, 20억원은 전체 기금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이 상각 처리를 결정하면서 한은 노조도 이에 맞춰 20억원 가운데 90%(18억원)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할 예정이다.
해당 투자는 전임 집행부 때 단행됐다. 노조 상근 간부들과 중앙집행위원 등 10여명으로 이뤄진 중앙집행위원회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노조 관계자는 “2021년 하반기에 새 집행부가 취임했을 때부터 이미 돈을 못 받을 것으로 예상돼 미래에셋 쪽에 문의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현 노조 집행부는 투자를 결정한 전임 집행부를 대상으로 경위 해명 등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한편, 미래에셋 쪽을 상대로 수익자 총회를 요구하고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관련 펀드 총 765억원어치가량을 판매한 우리은행은 투자자 손실을 일부 보상해주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준용해 투자자들과 자율 조정을 거쳐 투자 원금 중 일부를 지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해당 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 피해 방지와 신뢰 회복 차원에서 자율 조정을 결정했다”며 “자율 조정이 완료되면 운용사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와 중순위 채권 추심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빌딩 투자규모는 총 2800억원이다. 300억원은 증권사의 자체 투자금이고, 2500억원 가운데 800억여원은 멀티에셋자산운용 펀드를 통해, 나머지는 기관 등에 재매각(셀다운)했다. 펀드 만기가 10개월로 비교적 짧은 점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 4월 관련 보도자료에서 “빌딩이 있는 홍콩 이스트 카오룽은 홍콩 정부가 34조원을 투자해 개발하는 새로운 중심업무지구”라며 “국내에서는 미래에셋대우(당시 회사명)가 유일하게 투자에 참여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미래에셋이 시장참가자들에게 제시한 이 대출펀드의 기대수익률은 연 5%정도였다.
하지만 2019년 하반기에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로 홍콩 정국이 혼란해지고 2020년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오피스 빌딩의 가치가 급락했다. 전 세계적인 정책금리 인상도 빌딩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 와중에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 등 선순위 투자자들은 올해 초 빌딩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했으나 중순위로 참여한 국내 투자자들은 난처한 상황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보증을 섰던 주체들(파산을 선언한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빌딩 공동보유자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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