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아내 살해·암매장 선교사, 2심도 ‘징역 30년’ 구형

현지 교회 문제로 다투다 범행…자녀들 알게 된 뒤 자수
검찰, 1심 징역 18년 선고에 양형부당 항소

대전 지방(고등) 법원(DB) ⓒ News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필리핀에서 아내를 살해한 뒤 암매장까지 한 대전지역 한 교회 선교사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9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 심리로 열린 A씨(64)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해외에서 피고인을 뒷바라지해온 피해자를 둔기로 무참히 살해하고 자녀들에게 범행 사실을 발각된 뒤에야 인정하고 자수한 점, 사체를 유기까지 한 점을 고려해 원심 구형대로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후 변론에서 A씨 변호인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점, 자발적으로 자수한 점은 감경사유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죄송하다”고 짧게 변론을 마쳤다.

재판부는 8월 25일 선고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필리핀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 2층 다용도실에서 현지 교회 운영 문제로 아내 B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격분해 둔기로 머리를 내려쳐 살해하고 사체를 집 앞마당에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가족들에게 B씨가 실종됐다며 범행을 숨겼으나 결국 현지 대사관에 이를 자백했다.

1심 재판부는 우발적 살해행위로 보이나 범행을 자백한 점은 형량을 감경받기 위함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을 받아들였지만,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