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노토리어스 B.I.G.가 아니라…” 힙합 전설 투팍 피살, 27년만에 수사 재개
1996년 발생한 미국의 래퍼 투팍(Tupac)의 총격 피습 사망 사건에 대해 미국 경찰이 수사를 재개했다. 힙합의 전설이자 당대 흑인 문화의 아이콘이라 불렸던 투팍이 사망한 지 27년이 흐른 가운데 당시 미 동부와 서부의 갱단 갈등으로까지 번졌던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받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투팍 피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7일 도시 외곽의 한 주택을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압수 수색을 진행하며 “투팍 살인 사건 수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해당 주택의 소유주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투팍은 힙합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래퍼다. 1991년 19살에 첫 앨범을 낸 후 그래미상 후보에 6번이나 올랐고 ‘캘리포니아 러브’ 등 21곡이 빌보드 ‘핫100′에 들었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흑인을 차별하는 경찰에 맞서 싸우는 이미지로 흑인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투팍은 25살 때 라스베이거스의 한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 옆으로 붙은 차량에서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총을 쏜 범인들은 이미 달아난 뒤였다. 당시 경찰은 투팍이 탔던 차량을 운전했던 음반사 사장, 사건 직전 다툼이 있었던 갱 단원, 기존에 불편했던 관계였던 래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B.I.G.) 등을 조사했으나 결국 피의자를 지목하지 못한 채 수사를 마쳤다. 이후 이 사건은 미국의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 중 하나로 남게 됐다.
투팍의 죽음은 경쟁 관계였던 미 동부 대(對) 서부 래퍼의 갈등에 불을 질렀다. 투팍은 미 서부를 대표하는 래퍼, 용의자 중 하나로 지목된 노토리어스 B.I.G.는 동부인 뉴욕파(派)였기 때문이다. 투팍 사망 후 6개월 뒤 노토리어스 B.I.G. 또한 투팍과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떴다. 이 범인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 둘은 올해 ‘힙합 탄생 50주년’을 맞아 미 언론들이 진행하는 ‘최고의 힙합 가수’ 등의 설문에서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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