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옷 벗어주던 70대, 마지막까지 생명 나누고 떠났다
김명일 기자 2023. 7. 19. 16:10
장기기증으로 선행 베풀어
추운 겨울 노숙자에게 자기 옷을 벗어 주는 등 평생 나눔의 삶을 실천해온 70대가 마지막 순간에도 장기를 기증해 선행을 베풀고 세상을 떠났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홍남선(75세)씨가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밤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밝혔다.
홍씨는 지난 6일 자택에서 어지러움을 호소한 후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홍씨의 가족들은 평소 ‘누군가 살릴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기증하고 싶다’는 홍씨 뜻에 따라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에 동의했다.
홍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을 기증해 1명의 생명을 살렸으며,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전남 담양에서 태어난 홍씨는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월급날이 되면 형편이 어려운 주변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옷을 사줬다. 추운 겨울이 되면 추위에 떠는 노숙자에게 자기 옷을 벗어주고 노숙자의 옷을 입고 오기도 했다.
홍씨의 조카 이재민씨는 “저에게는 아빠와 같았던 이모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셨기에 마지막에도 누군가를 살리고 가시나 봐요. 하늘나라에서는 편하게 즐겁게 계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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