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쌍방울 방북비 300만 달러 대납, 이재명에 보고”...검찰 수사 급물살 탈까

김지환 기자 2023. 7. 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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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검찰서 “사전에 보고했고 이후 송금 진행” 진술
김성태도 법정 폭로... 백현동 재판선 “李 몫이라 들어”
법조계 “李의 사법리스크 다시 떠올라... 수사 새 국면”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재판 외에도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의 중요 피의자이자 피고인들이 기존 진술을 바꾸고 있고, 백현동·정자동 개발 특혜 사건에서도 이 대표를 겨냥한 진술이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들의 진술을 확인해야 하는 만큼,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소환이나 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입장 변화’ 이화영 “李에게 보고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들의 입장 변화가 잇따르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부터 “쌍방울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납하기로 한 것을 사전에 보고했고, 이후 대북송금이 진행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최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은 지난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경기도를 위해 800만 달러를 북한에 불법 송금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 중 그해 1~4월에 송금된 500만 달러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일 당시 추진한 ‘북한 스마트팜 개선’ 사업비를 쌍방울이 대납한 것이며, 같은 해 11~12월 송금된 300만 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이었다는 게 검찰의 현재까지 수사 결과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방북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왔으나,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이 전 부지사의 입장 변화는 지난 18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화영)은 그간 (이재명 방북 추진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쌍방울에 방북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 1월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뉴스1

◇김성태도, 백현동 사건에서도 李 겨냥 증언

이 전 부지사에 앞서 김 전 회장도 지난 11일 법정에 출석해 “이 대표가 쌍방울의 비용 대납 사실을 모두 알았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대표 관련해서 줄곧 입을 닫아왔던 그는 돌연 태도를 바꿔 이 대표와 직접 통화한 사실을 밝히면서, 쌍방울의 비용 지원에 대해서도 “‘그 분(이 대표)’ 영향이 컸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를 겨냥한 증언은 백현동 의혹 사건 재판에서도 등장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 기술 대표의 재판에서 정모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이 “사업 인허가 알선 등의 대가로 로비스트에게 요구받은 200억원 중 절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몫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최근 ‘정자동 관광호텔 특혜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김모 전 베지츠종합개발 대표를 소환했다. 그는 2014년∼2016년 베지츠 대표를 지내며 2015년 성남시와 대부계약 등을 직접 체결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 사안이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베지츠 최대주주 황모씨를 위한 특혜라고 보고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부상... 수사 새 국면”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수면에 위로 올라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이 대표에 대해 제3자 뇌물 혐의 적용 가능성이 검토되기 때문이다. 특수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업 지원 청탁을 받고 북한에 돈을 제공하도록 도왔다는 게 주요 내용이기 때문에 (해당 죄명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현재 이 전 부지사 측은 재판과 수사에 관한 대응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조만간 검찰이 이 대표의 소환을 재차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 마무리를 위해서는 이 대표를 불러 그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쌍방울이나 백현동 관련 의혹의 모든 이익이 이 대표로 향하는 구도”라며 “주요 사건관계인이 다소 새로운 내용을 진술했고, 확인을 위해서는 (이 대표를) 불러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후 향후 수사 경과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한다면, 대장동 의혹에서 시작해 불거진 모든 의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에 접어들었다는 의미가 된다.

한편 이 대표는 불거진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후 취재진이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협조를 요청했는데 내용을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보도를 언급하자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당 회의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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