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번째 기소 위기…“1·6 의사당 난입 사태 수사 대상”
● 세 번째 기소 위기 처한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조 바이든 법무부의 미친(deranged) 스미스 특검이 일요일(16일) 밤 편지를 보냈다”며 “내가 1·6 의사당 난입 사태의 수사 대상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대배심 보고 기간으로 매우 짧은 4일을 줬다. 이는 거의 대부분 체포와 기소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마녀사냥은 선거 개입이며 사법부를 완전히 정치 무기로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사 대상으로 통보 받은 사건은 2020년 11월 대선 패배 이후 이듬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까지 77일간 이뤄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된 것이다.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통보한 4일간의 보고기간 이후 표결을 통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집행 방해와 행정부에 대한 사취 공모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 의사당 난입 사태로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정을 방해하고, 가짜 선거인단을 내세워 선거인단 바꿔치기를 시도한 배후라는 혐의를 수사를 통해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다만 내란 선동 혐의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스미스 특검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를 소환 조사하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법무부와 미 하원 1·6 의사당 난입 사태 조사 특별위원회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수사해왔다. 특히 법무부는 ‘코코넛’이라는 코드네임을 붙인 특별수사팀을 꾸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근들과 주고받은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등을 확보해 특검에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플로리다 자택으로 기밀문서를 반출한 혐의로 지난달 스미스 특검에 기소된 상태다. 또 3월에는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맨해튼 대배심에 기소되기도 했다.
● 수사대상 통보에 선거자금 모금나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州)에서 선거유세를 강행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 성향 폭스뉴스 유명 진행자 숀 해니티와의 공개 대담에서 “원래 소환장이나 대배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전문가가 되고 있다”고 농담하며 “미국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수사 대상 통보를 공개한 직후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국을 독재자들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에게 기부해달라”며 선거자금 모금에 나섰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 의사당 난입사태로 기소되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다른 대선 뒤집기 관련 수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직후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결과를 뒤집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는데, 다음 달 중으로 기소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공화당 경쟁후보들도 앞다퉈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둔했던 앞선 기소 때와 온도차를 보였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어떤 기소도 정치를 범죄화 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층의 의사당 습격에 더 강하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견제했다.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 역시 “나였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매우 다른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 美 기밀유출 군인 “트럼프처럼 불구속 재판해달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두고는 형평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4월 미군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 일병은 불구속 수사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형평성을 거론하면서 같은 기준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테세이라 변호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가 소유한 기업은 여러 나라에 자산을 갖고 있고 전용 비행기까지 소유하고 있다”며 “이들이 알고 있는 국가안보 관련 정보나 해외로 도피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여권조차 압수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똑같은 혐의를 받는 트럼프와 테세이라에게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건 미국 정부가 내세운 테세이라 구금 이유가 허구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기밀 관리와 관련해 논란에 휩싸인 상태에서 이들은 기소되지 않은 점을 두고 ‘마녀사냥’이라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반출된 기밀문서가 발견됐을 때 이를 당국에 즉각 넘기지 않고 문건 파괴를 제안한 반면, 두 사람은 수사에 협조한 차이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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