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에 이산화탄소 운반선 급부상…수주 포문 연 HD현대
각국 ‘CCUS 프로젝트’로 수요 증가 예상
LNG선보다 선가 높아…韓 조선사에 기회
기본설계 인증 획득 등 기술 확보 총력전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전 세계적인 탈(脫)탄소화 움직임에 따라 액화이산화탄소(LCO2)운반선 시장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HD현대가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운반선을 처음으로 수주하며 글로벌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HD현대(267250)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최근 그리스의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과 총 1790억원 규모의 2만2000입방미터(㎥)급 LCO2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LCO2운반선은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로 전 세계 역대 수주 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선박은 울산 현대미포조선(010620)에서 건조해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조선업계에서는 대형 CCUS 프로젝트가 발주되면 포집된 탄소를 활용·저장 시설로 해상 운송할 LCO2운반선 수요가 자연스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운송은 주로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을 통해 이뤄지는데, 파이프라인을 통한 운송은 단거리에선 효율적이나 300킬로미터(km) 이상의 장거리에선 선박을 통한 운송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LCO2운반선 시장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선박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현재 건조 중인 LCO2 운반선은 지난해 2월 일본공학진흥협회(ENAA)가 발주해 미쓰비시중공업(MHI)이 건조하는 1450㎥의 소형 시험선과 같은 해 10월 노르웨이 정부의 탄소포집 프로젝트 노던라이츠가 발주해 중국 다롄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7500㎥의 LCO2 운반선 2척이 전부다. 해당 선박들은 2024년 하반기 인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CCUS 기술 활용 과정에선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운송해야 하는 만큼 소형 대신 대형 운반선으로 시장의 무게가 쏠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LCO2운반선은 선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보다 선가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고부가 선박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LCO2운반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042660)(옛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010140)은 최근 여러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LCO2운반선에 대한 기본설계 인증(AIP·Approval In Principle)을 연이어 획득했다. 이 인증은 조선사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LCO2운반선의 기술 신뢰성과 실효성 등을 인증받는 절차다. HD한국조선해양은 7만4000㎥·4만·3만㎥급, 한화오션은 7만㎥급 LCO2운반선에 대한 AIP를 확보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에 수주한 선박에 액화이산화탄소 외에도 액화석유가스(LPG)와 암모니아(NH3) 등 다양한 액화가스 화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해 선박 운용상의 다양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암모니아 추진 선박으로 변경 가능한 ‘암모니아 듀얼 퓨얼 레디’를 적용해 미래 탄소 중립 실현이 가능한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 초대형 LCO2운반선에 대한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제적으로 축적해 온 기술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이 분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승객 우선…맨 마지막에 나왔을 사람” 눈물 터져나온 버스기사 발인
- “살려줘 제발” 지하차도 희생자의 마지막 메시지
- “시신 부패한 냄새 나”…50대 女, 새벽에 6번 신고한 까닭
- 급류에 넘어지는 구조대...목숨을 건 사투
- 영화 '친구' 속 '칠성파' 두목 이강환 씨, 지병으로 숨져
- “상간녀가 보낸 남편 나체사진 처벌 가능한가요?” 이혼변호사 답은
- ‘성범죄’ 가해자, 피해자 찾아가 강아지 때려죽여
- [단독]서울시, '티머니' 교통카드 20년 독점 깬다
- ‘199억→ 852억’ 1년 만에 가치 끌어올린 김민재, 이적료도 710억으로 아시아 No.1
- "라면 빨리 끓여"…동료 선원 바다에 던져 죽인 30대男[그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