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페론, 코로나 치료제 임상2b상 성공 호재에도 시무룩…왜?
신약 개발 회사 샤페론이 코로나19(COVID-19) 폐렴 치료제 '누세핀'(NuSepin)의 임상 2b상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따라 누세핀의 시장성에 얼마나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샤페론이 투자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주요 파이프라인인 아토피 치료제 '누겔'(NuGel)의 연구 성과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 벤처캐피탈(VC)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도 풀어야 할 과제다.
샤페론은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의 임상 2b상 최종 데이터를 확보하는 대로 자체적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할지 아니면 글로벌 기술이전에 나설지 검토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8일 샤페론은 누세핀의 다국가 임상 2b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통계적으로 의미(p밸류 0.0173, 0.014)가 있는 1차 유효성 평가변수 지표를 확인해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누세핀 임상 2b상은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 5개국에서 코로나19 폐렴으로 입원한 중증 이상 환자 174명을 대상으로 약 6개월간 진행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발표 당일인 지난 18일 샤페론 주가는 장 중 전일 대비 27.7% 오른 5300원까지 상승했다. 상한가에 도달하는 게 아니냔 기대가 고개를 들었지만 오히려 주가는 금세 상승분을 전부 반납하며 약세 전환했고, 급기야 전일 대비 하락 마감했다.
이틀째인 이날에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며 장 중 역대 최저가인 374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도 주가는 비교적 강한 변동성을 나타냈고 결국 전일과 같은 4060원에 마감했다.
샤페론이 긍정적인 누세핀 임상 2b상 데이터를 발표했는데도 시장 반응이 비교적 냉담한 이유는 우선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은 데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든 데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등 시장을 선점한 치료제가 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누세핀이 향후 R&D(연구개발) 비용을 더 투자해 임상 3상에 진입하더라도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 상업화에 성공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허가받은 치료제와 경쟁해 얼마나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전한 오버행 우려도 샤페론 시장가치 상승을 억누르는 변수다. 샤페론이 상장하기 전부터 투자한 벤처캐피탈이 여전히 상당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벤처캐피탈이 유안타인베스트먼트(KVIC-유안타 2015 해외진출펀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지분율은 5.97%(135만4392주)다. 향후 샤페론 주가 흐름과 투자 전략에 따라 언제든지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물량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외에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 등 상장 전부터 샤페론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이 여전히 일부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페론이 투자심리를 회복하기 위해선 대표 파이프라인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의 연구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누겔은 현재 국내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샤페론은 누겔의 미국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이달 제출할 계획이다. 누겔의 미국 임상 2상 계획이 승인될 경우 일정 부분 투자 수요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샤페론은 올해 하반기 누겔의 국내 임상 2a상 데이터 확보, 미국 임상 2상 시험계획 승인 등을 통해 시장가치를 끌어올리겠단 전략이다.
샤페론 관계자는 "누세핀은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일정 부분 시장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에 따른 폐렴을 치료할 수 있는 폐렴 치료제란 점에서 차별화가 확실하다"며 "1~2달 뒤 확보할 예정인 2상 최종 데이터를 확인한 뒤 3상 진입 여부나 글로벌 기술이전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국에서 누세핀의 폐렴 치료 효능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또 "아토피 치료제 누겔은 이달 미국 임상 2상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국내 임상 2a상은 현재 환자 투약을 끝냈고 이르면 연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세핀 2b상에서 효능을 확인한 만큼 같은 염증 치료 물질인 누겔 역시 아토피 등 염증성 질환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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